DJ "국정 우선순위 경제에" 의지 반영 .. 전윤철 비서실장 기용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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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철 기획예산처 장관의 청와대 비서실장 기용은 무엇보다 임기말 국정의 우선순위를 경제에 두겠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의 반영이다.
정통 경제관료를 비서실 수장에 포진시켜 민주당 총재직 사퇴 후 거듭 강조해온 ''탈정치 경제우선'' 논리를 실천에 옮기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진념 경제부총리의 유임과 한덕수 정책기획수석의 경제수석 내정으로 막강 경제통 라인업을 구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IMF외환위기 극복을 치적의 첫 손가락으로 꼽고 있는 김 대통령으로서는 이들 3인방을 현 정권의 확실한 ''마무리 투수진''으로 결정한 셈이다.
금융 기업 등 4대부문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장관은 공정거래위원장과 예산처 장관을 역임하면서 재벌의 부당내부거래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는 등 재벌개혁과 공공부문 개혁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왔다.
전 장관은 28일 비서실장 내정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개혁은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경쟁력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개혁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며 개혁드라이브를 멈추지 않을 뜻을 분명히했다.
전 장관의 강직하고 청렴한 성품도 기용의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번 개각은 청와대 관계자들의 잇단 비리 연루의혹으로 촉발된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그렇다.
따라서 클린 이미지를 갖고 있는 전 장관이 각종 게이트로 얼룩진 비서실의 면모를 쇄신해줄 것이란 기대도 담겨있는 것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