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바이오혁명] 게놈경쟁은 '슈퍼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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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 근처 락빌에 위치한 셀레라노믹스를 방문한 사람들은 이 회사를 처음 둘러보고 마치 컴퓨터회사로 착각한다.
연구실 곳곳에 슈퍼컴퓨터급 초대형 시스템이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퍼컴퓨터가 없이는 엄청난 양의 게놈 데이터를 분석해낼 수 없다"는 셀레라측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나면 방문자들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인간 게놈은 글자로 치면 70억자에 이르는 방대한 데이터다.
이를 분석해 유전자의 규칙을 밝혀내는 데는 엄청난 속도의 연산능력을 가진 고성능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
셀레라의 성공에는 데이터베이스의 구축과 분석에 고성능 CPU(중앙처리장치)를 병렬로 연결한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것이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실제 미국 등 선진국들은 게놈 분석을 위한 슈퍼컴퓨터 개발에 엄청난 돈을 투입하고 있다.
IBM의 ''블루 진(Blue Gene)''이 대표적이다.
블루 진은 IBM이 차세대 게놈프로젝트를 위해 개발에 착수한 슈퍼컴퓨터다.
이 컴퓨터는 97년 세계 체스챔피언 자리를 놓고 인간과 대결을 벌여 승리를 거둔 슈퍼컴퓨터보다 1천배 빠른 초당 1천조번의 계산능력을 갖게 된다.
이런 연산능력이면 개인이나 민족간 유전자 차이를 나타내는 ''단염기다형성(SNP) 지도''의 완성이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단백질에 가상 화학물 수천개를 붙이는 ''동적 결함 실험''을 가능하게 한다.
셀레라와 샌디아국립연구소도 컴팩컴퓨터와 손잡고 1초에 1백조단위의 계산을 할수 있는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바이오 전용 슈퍼컴퓨터 도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바이오인포매틱스센터는 유전체 관련 정보처리와 데이터베이스 등을 구축하기 위해 바이오인포매틱스 사업 전용 슈퍼컴퓨터를 도입할 계획이다.
KISTI는 이를 위해 오는 3월중 IBM과 HP,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컴팩 등 4개 업체를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모두 23억6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