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상황 엇갈린 해석...비즈니스위크.이코노미스트誌

"신경제"와 "경기회복 시점"등 경제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세계 양대 경제주간지인 미국의 비즈니스위크와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미국 경제"를 놓고 또 다시 한판 논쟁을 벌이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28일)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각종 경제지표로 보아 미국 경제가 이미 회복중이며 가계와 기업의 부채규모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26일자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 들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오히려 과도한 부채로 인해 수요와 생산이 줄어드는 이중 침체(더블 딥)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두 잡지의 논점. ◇비즈니스위크=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로 예상되고 있지만 실제 소비지출은 4%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증가는 미국 경제가 이중 침체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방파제가 될 뿐만 아니라 경제회복의 발판이 될 것이다. 기업과 가계의 부채 규모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불황기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현재의 저축률은 8% 내외로 90년대의 10%와 거의 비슷해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9·11테러가 가져다 준 불확실성,엔론과 K마트 파산의 후유증 등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요인이 산재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제조업지수 소비자신뢰지수 등 각종 경제지표들이 여전히 굳건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소비지출 또한 증가 추세다. 따라서 미국 경제는 회복 국면에 접어 들었다. ◇이코노미스트=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세로 접어 들었다고 보는 것은 ''착각''이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가계지출과 기업투자의 증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만 가계와 기업은 부채에 눌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의 불황 와중에서도 빚은 늘어났다. 소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빌린 것이다. 과잉 부채는 경제회복을 저해할 것이다. 가계와 기업은 더 많은 대출을 필요로 하지만 부채과다로 추가적으로 대출받을 여력이 별로 없다. 돈 빌리기가 어려워진 소비자와 기업은 소비와 투자를 줄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미국은 향후 수년간 이중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사례도 이와 비슷하다. 미국은 과거 6차례 경기침체를 겪었다. 이중 5번은 이중 하강침체 국면을 경험했다. 재고가 줄면서 생산이 잠시 상승했지만 수요가 뒤따라 주지 않아 생산마저 다시 감소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