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 '바둑=스포츠' 일제히 환영 .. 진학.병역특혜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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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대한체육회가 정기이사회를 통해 재단법인 한국기원을 산하 인정단체로 받아들임으로써 바둑을 스포츠로 공식 인정했다.
지난해부터 바둑의 체육 전환과 올림픽 종목 지정을 위해 전력을 쏟아왔던 바둑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예(藝)와 도(道)가 결합된 지적 게임''으로 인식해온 많은 사람들에게 ''바둑=스포츠''라는 등식은 아직은 낯설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홍태선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체스가 지난 90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정식종목으로 인정받은 데 이어 95년 IOC에 가입한 브리지는 다음달 열리는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의 시범종목으로 들어가 있는 등 두뇌스포츠를 스포츠의 영역으로 보는 것은 이미 세계적 추세"라고 말했다.
따라서 두뇌스포츠로서 기록성과 공정성이 뛰어난 바둑을 스포츠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바둑이 스포츠로 분야가 바뀌면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바둑을 잘 두는 학생들의 진학문제가 한결 수월하게 풀릴 수 있다.
현재 일반 체육종목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하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을 경우 만 3년간 체육분야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병역혜택을 준다.
바둑이 스포츠로 전환된다면 이러한 혜택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일정 수준의 선수들에게 상급학교 진학시 주어지는 특기자 선발의 기회가 바둑에도 도입될 수 있다.
지금까지 바둑 수련생들의 경우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불과 10세남짓한 나이에 바둑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바둑이 스포츠가 된다면 이러한 폐단을 극복하고 유망 신예 발굴 등 바둑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바둑계는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바둑이 스포츠로서 자리를 잡으려면 좁은 실내공간에서 벌이는 ''그들만의 승부''에서 벗어나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바둑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