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디스플레이, 美.유럽공장 대부분 폐쇄

세계 1위의 브라운관(CRT) 생산업체인 LG필립스디스플레이(LPD)가 유럽과 미국 공장 대부분을 폐쇄하고 인력도 대폭 줄인다. LPD 고위 관계자는 28일 "고주파 고압 변성기(FBT)와 글라스 등 부품사업은 과감하게 털어내고 CRT사업 인원도 크게 감축해 3만6천명인 전세계 종업원 수를 3년안에 2만여명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LPD는 부품 사업부문에 1만2천명,CRT 부문에 2만4천명의 종업원이 근무하고 있다. LPD는 유럽내 생산 공장 설비 대부분과 미국 아이오와 공장을 폐쇄하고 지난해 말 완공한 체코와 멕시코 공장으로 2005년까지 각각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대만 법인은 지난해 문을 닫고 설비를 중국으로 이전시켰으며 1천2백여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는 아이오와법인도 최근 연내 폐쇄 방침을 발표했다. 다만 이같은 구조조정 계획은 유럽과 미국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구미와 창원에 있는 국내 3개 공장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LPD의 또 다른 관계자는 "출범 때부터 노후설비와 고임금 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 있었지만 지난해 경영환경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구조조정을 앞당겨 실시케 됐다"고 설명했다. LPD는 합작 설립 전인 2000년 LG전자 및 필립스의 CRT부문 매출 합계(56억달러)를 토대로 지난해 매출 목표를 60억달러로 제시했지만 실제 매출은 40억달러선에 그쳤고 3·4분기에만 2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대규모 적자는 경기 침체에도 원인이 있지만 인력과잉,고임금,노후 설비에 대한 감가상각,차입금 20억달러에 대한 금융비용 부담 등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PD는 올해도 구조조정비용 부담 등으로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지만 내년부터는 소폭이나마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미 공장 관계자는 "PC 업체들이 재고를 모두 소진함에 따라 현재 라인을 풀가동할 정도로 CRT 주문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