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500ml 전쟁 .. 유흥업소 선호, 신제품 잇따라 출시

국내 위스키 시장이 ''5백㎖ 전쟁''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 주류업체는 물론이고 신규 업체들이 3백50㎖짜리와 7백㎖ 이상짜리는 제쳐놓고 5백㎖짜리에 마케팅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스키의 주요 소비처인 유흥업소들이 5백㎖짜리를 선호함에 따라 주류업체들이 기존의 3백50㎖와 7백∼7백50㎖짜리의 출하량을 대폭 줄이고 대신 5백㎖를 앞다퉈 판매하고 있다. 올해 한국 시장에서 첫선을 보인 버버리 위스키와 블루하우스는 한국 시장을 겨냥해 세계 시장에 내놓지 않은 5백㎖짜리를 출시했다. 버버리측은 "3백50㎖와 7백㎖짜리가 정규 제품이지만 한국 위스키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유흥업소가 5백㎖짜리 위스키만 원해 별도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씨그램이 수입,판매중인 시바스리갈도 한국 시장을 노리고 5백㎖짜리를 생산해 출시하고 있다. 시바스리갈 역시 전세계 시장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5백㎖짜리를 내놓고 있다. 작년말 선보인 커티샥은 한국 소비자들이 곡선 형태의 디자인을 좋아한다는 시장조사 결과에 따라 병모양을 곡선형태로 바꾼 5백㎖짜리를 새로 선보였다. 아영주산이 수입해 판매중인 글렌피딕 12년,15년,18년산도 지난해 처음으로 5백㎖를 출시한 이후 한국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글렌피딕은 소비자들이 술에 타먹을 수 있도록 금가루팩을 부착하는 독특한 마케팅을 구사,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최초로 5백㎖를 선보였던 임페리얼은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임페리얼 키퍼''를 내세워 ''5백㎖ 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임페리얼 키퍼는 가짜 양주를 막기 위해 병뚜껑을 특수하게 제작,병에 가짜 술을 담지 못하도록 했다. 신뢰성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발렌타인도 단순히 5백㎖ 출시에 그치지 않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브랜딩을 새롭게 한 ''발렌타인 마스터스''를 출시한 상태다. J/B 조니워커 등도 5백㎖짜리를 집중 출시,선발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윈저 딤플 등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위스키 시장에 5백㎖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유흥업소들이 이익을 남기기가 7백㎖보다 5백㎖짜리가 쉽기 때문이다. 7백㎖는 너무 커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지만 5백㎖짜리는 거부감이 덜한 데다 양도 적어 소비량이 늘어나는 장점이 있어 유흥업소들이 선호하고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