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시장 참여자들 과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개별주식 옵션시장이 첫발을 내디뎠다. 첫날 시장은 외국인과 개인간의 치열한 탐색전이었다. 거래는 비교적 활발했다. 당초 예상대로 외국인은 콜옵션 매도(주가하락)로 현물주식 하락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는 안전장치로 활용하는 양상이었다. 반면 개인은 콜옵션(주가상승) 매수에 적극 참여했다. 투기냄새가 짙은 거래에 나선 것이었다. 기관은 관망하는 분위기였다. 전문가들은 이날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매에 당혹스러워 했다. 외국인들은 지수선물시장(96년)과 지수옵션시장(97년) 개설초기 철저한 관망세를 보였었다. 일정한 유동성 보강이나 시스템 안정이 이뤄진 뒤 시장에 참여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은 국내 주식의 옵션시장이 있는 홍콩보다 현물이 함께 거래되는 국내시장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려했던 과열조짐은 나타나지 않았다. 주식옵션 시장 개설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잇따라 연 투자설명회에는 기대이상의 인파가 몰리는등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었다. 실제로 대신증권이 지난주 서울 강남에서 가진 주식옵션 투자설명회에는 예상인원의 4배가 넘는 1천여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개장초부터 무분별한 투기거래가 이뤄지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었다"고 털어놨다. 물론 첫날인 만큼 주문실수등 해프닝도 없지 않았다. 행사가격이 3만원인 현대자동차의 경우 주문가와 행사가격을 혼동,2천8백15원짜리 프리미엄이 9백52.63% 높은 3만원에 거래가 체결되기도 했다. 한국전력도 이론상 가장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 콜·풋옵션 외가격의 프리미엄이 단돈 1백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일부 증권사들도 우왕좌왕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프로그램 개발이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개장에 맞춰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을 작동하다보니 주문창이 제때 열리지 않아 관계자들이 진땀을 흘렸다. 아무튼 주사위는 던져졌다. 철저한 제로섬 규칙이 적용되는 옵션시장이 또다른 한탕주의식 투기장으로 전락할지, 현물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다 할 수 있을지는 시장참여자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김동민 증권부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