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사흘째 하락, "수급호전 기대"

국채 금리가 수급 호전 기대로 사흘째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경기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최근 소외됐던 비지표물이 거래가 늘며 수익률 하락을 주도했다. 장중 주가 영향력은 많이 줄어든 모양이었다. 31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1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6.03%를 기록했다. 5년 만기는 6.76%로 전날보다 0.02%포인트 내렸다. 이날 3년물 금리는 전날 미국 채권금리가 상승한 데다 국내 주가가 오르자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금요일 국채 발행이 줄어드는 등 수급 여건이 계속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개장초 6.08%로 출발한 3년물 금리는 오전 중 6.02%포인트까지 하락한 뒤 오후 들어 다시 6.05%로 복귀했지만 장 막판 재차 하락했다. 오후들어 주가가 약세로 전환했지만 별 영향은 없었다. 이날 2001-9호, 2001-10호 등 국고채 비지표물과 외평채 등이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거래됐다. 이들은 지표물에 비해 그동안 하락폭이 적었던 데 따라 순환매성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8일 입찰한 3년 만기 외평채 2002-1호는 0.06∼0.07포인트나 하락, 국고채 지표물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신용등급이 같은 3년 만기 국고채와 스프레드가 0.30포인트 정도가 나자 프리미엄이 부각됐다. 회사채 역시 하락했다. AA- 등급 및 BBB-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모두 전날보다 0.02%포인트 하락한 6.97%, 11.12%를 가리켰다. 국채 선물 3월물은 103.65로 0.08포인트 상승, 사흘째 올랐다. 장중 103.42로 출발한 뒤 현물 흐름과 맞물려 상승 전환했으나 103.39∼103.72의 박스권 움직임이 유지됐다. 거래량은 5만7,624계약이었다. 증권회사와 은행은 각각 906계약, 653계약을 순매수한 반면 투신사는 940계약 순매도했다. 개인과 외국인도 각각 99계약, 874계약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 경제지표 영향력 약화, 수급 부각 = 전날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했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에 대해 긍정적인 언급을 하며 금리를 동결했으나 국내 채권 금리를 상승세로 완전히 전환시키지는 못했다. 또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전달대비 0.6% 상승해 예상을 상회했지만 금리를 상승세로 묶어두지는 못했다. 이날 발표되는 미국의 실업급여 신규청구건수와 개인소득, 금요일 국내 수출입동향 등도 장 초반을 제외하고는 금리의 방향을 좌지우지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시장에서는 국내외 경제지표의 영향력은 약해진 반면 수급요인이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2월 들어 국채 발행량이 전달에 비해 1조3,000억원어치 줄어든다. 최근 들어 원활한 설 자금 순환을 위해 한국은행이 통안채 발행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옴에 따라 매수 심리가 호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매매가 3년 이하 단기물에 집중되고 있고 중장기물에 대한 확신은 부족하다는 점에서 랠리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의 오동훈 연구원은 "2월중 3년 만기 국고채권은 1월의 변동폭인 5.96∼6.18%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