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의 세계] 광고인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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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에서 묘사되는 광고인은 언제나 멋지기만 하다.
아이디어가 막힌 카피라이터는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빨간색 스포츠카를 몰고 훌쩍 양수리로 떠나고 화려한 옷차림의 디자이너는 새로운 트렌드를 익히기 위해 물좋다는 압구정동 카페에 가기도 한다.
물론 업무시간에 말이다.
한마디로 폼나는 직업인으로 그려지니 광고회사의 입사경쟁률은 나날이 높아만 간다.
트렌디 드라마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소도구"로 자주 등장하는 광고인이라는 직업의 실상은 어떨까.
아침 점심 저녁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는 각종 회의.분 초를 다퉈가며 해치워야 하는 광고주 오더.뒤돌아 서면 다시 쏟아지는 쉴 새 없는 수정 등등.게다가 경쟁 프리젠테이션(광고주 수주를 위한 광고대행사의 설명회)이라도 한다면 몇 주씩 집에 못 가고 여관작업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마디로 업무강도가 가히 살인적인 직종이라 할 수 있다.
또 AE 마케터 디자이너와 카피라이터 간의 불꽃튀는 설전.주먹쥐고 싸우지만 않을 뿐이지 거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물론 첨예한 시장에서 외로이 전쟁을 벌이는 광고주를 위해 더욱 날카로운 광고라는 무기를 준비하기 위한 작업이긴 하다.
그렇다면 광고인은 폼나는 직업인가,3D직업인가.
육체적으로 힘든 직업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말 광고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힘든줄 모르고 일을 한다(다행히 내 주위에선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그런 사람들에게야 말로 광고회사는 정말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곳이다.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어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한다는 것,얼마나 신나는일인가.
필자가 쓴 TV-CF 카피를 동네 꼬마들이 따라 하는 것을 들으면 쑥스러운 기분이 들지만 흐뭇한 미소가 나오는 것도 숨길 수 없다.
늘 새로운 제품,새로운 서비스를 접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는 "광고인".육체적으로는 힘들고 고된 "3D직업"일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는 언제나 새로운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정말 "폼나는 직업" 아닐까.
신용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