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호황 신바람 .. CF도 '별들의 전쟁'

신용카드 회사들간 광고전이 치열하다. 신용카드 CF에 나오지 않는 모델은 "특급"이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카드회사들은 파격적인 모델료를 지급하며 인기 연예인을 등장시키고 있다. 박찬호 장진영 정준호 등 최근 기용된 카드회사 광고모델들은 1년 계약에 4억~8억원의 모델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올들어서는 카드회사들이 여자 모델 일변도에서 벗어나 남자 톱 모델을 함께 기용하는 "투톱(일부는 쓰리 톱)체제"를 갖춰 신용카드 CF는 말그대로 남녀모델을 망라한 "별"들의 전쟁터가 됐다. 실례로 이영애 한사람을 모델로 쓰던 LG카드가 배용준을 기용해 이영애-배용준 체제를 갖추었고 삼성은 고소영-정우성,현대가 장진영-정준호,외환이 이정재-송윤아,BC가 김정은-이문세-장미희를 동시에 모델로 기용했다. 김정은-이문세,김정은-장미희 쌍이 함께 등장하는 BC카드 광고를 제외하곤 모두 남녀모델이 각각 주연한 광고를 "따로 동시에" 방영하는 멀티스폿(multi-spot) 형태다. 자동차 카드(현대.기아 [M]카드) 출시에 맞춰 대대적인 판촉에 들어간 현대카드(옛 다이너스카드)는 장진영과 정준호를 모델로 기용,같은 컨셉의 CF 2편을 동시에 내놓았다. 2001년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자 장진영과 영화 "두사부일체"의 주인공 정준호는 각각 1년 계약에 4억원을 받았다. 현대카드의 메인카피는 "열심히 일한 당신,떠나라!"라는 것.신용카드를 과소비의 주범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대해 "현대카드의 주 소비층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고 격무 뒤의 휴식은 소중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는 게 기획사인 웰콤의 설명. 이영애를 통해 활동적이고 화려한 여성상을 부각시켰던 LG카드(제작 LG애드)는 최근 배용준을 추가 기용해 "힘차고 당당한 그 남자의 하루"를 소개한다. "누군가 내게 말했어~"로 시작하는 배경음악은 여성편(가수 김태영)과 달리 남성가수 윤도현이 부른다. 고소영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는 삼성카드(제작 제일기획)도 남자배우 정우성을 투입해 2월 중순부터 투톱 체제의 CF를 내놓을 예정.삼성카드는 지금도 메인 모델 고소영 외에 주요 축구경기가 있을 때는 이전 모델인 국가대표팀 축구감독 히딩크 주연의 CF를 방영하고 있다. 이정재를 모델로 내세우던 외환카드는 송윤아를 모델로 기용한 CF(제작 리앤디디비)를 이달 10일부터 내놔 투톱 체제로 전환한다. 거친 미식축구를 즐기는 여성과 "싸워야 한다면 반드시 이겨라.그리고 즐겨라"라는 카피를 함께 내세워 "치열하게 노력하고 즐길 줄도 아는 멋진 사람들을 위한 카드"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BC카드(제작 다이아몬드베이츠)는 "부자되세요"의 김정은 단독편 외에 이문세와 장미희를 각각 김정은의 짝으로 배치한 CF를 내놓고 연령대와 성별의 폭을 넓히고 있다. 신은경을 메인 모델로 써온 국민카드는 올 초부터 야구선수 박찬호를 기용한 CF(제작 유로넥스트)도 내놓고 있다. 1년간 계약에 8억원을 받고 출연하는 박찬호는 이 CF에서 스포츠 스타 보다는 혼기를 앞둔 평범한 청년으로서의 모습이 부각돼 있다. 드레스 숍 앞에서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부러운 듯 바라보다 "아 장가가고 싶다"고 혼잣말하는,다분히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듯한 내용이다. 최근 신용카드 CF에 스타급 모델이 줄잇는 것은 이 부문의 호황와 연관된다. 국내 신용카드 시장은 2001년 매출 4백조원 대로 급성장하고 향후 2~3년간 꾸준히 연 평균 30~40%씩 성장할 전망이다. 웰콤의 이동욱 부장은 "지난해 카드회사들이 여성모델을 내세워 시장개척 등에 상당한 효과를 본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이로 인해 카드의 이미지가 여성 중심으로 굳어질 우려가 있어 최근 업체들이 앞다퉈 남녀 투톱 모델 체제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