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경쟁력있는 교육을 위해 .. 崔運烈 <서강대 경영학 교수>

崔運烈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생존을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경 없는 세계화가 진척됨에 따라 상품시장뿐 아니라 교육시장에서도 국가 간 경쟁이 더욱 첨예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자연자원이 없는 나라는 인적자본이 유일한 경쟁의 원천이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의 양성이야말로 국가경쟁력의 근본이라 할 수 있다.선진자본주의 국가뿐 아니라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도 일류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경쟁을 국가가 주도하고 있다.미국에선 요즘 '성적 나쁜 학교는 폐쇄'하는 교육개혁안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서명함으로써 학력고사 열풍이 불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20여년 전부터 중등학교에 평준화의 개념을 도입,경쟁마인드를 제거해버림으로써 나약한 젊은이로 전락시키고 있다. 평준화의 명분은 '학교 서열화의 심화로 명문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경쟁이 과열되는 교육적 병폐를 방지'하자는 것이다. 교육이란 인간에 내재한 지성을 올바르게 연마하는 과정이다. 연마의 핵심 과정은 경쟁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경쟁 없는 곳에서 참다운 지성의 연마가 이루어질 수 없다. 경쟁 없는 평준화 사회에서는 교육의 질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우며,전 국민의 하향평준화만을 가져와 종국에는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킨다. 중등교육에서의 평준화는 대학교육에까지 이어져 대학에 들어오는 젊은이들이 어려운 과목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바깥 세상은 날이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데,교육현장에선 '경쟁을 해보지 못한 나약한 젊은이들'만 양산해낸다면 장차 이 나라를 누가 이끌 것인가. 능력에 따라 대우받은 것이 자본주의 특징이다. 바로 이 점이 사회주의에 대비한 자본주의의 장점이다. 모든 국민들에게 기회를 공평하게 주되,성과는 본인의 능력에 따라 다르게 주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결과평등'만을 너무 강조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누가 어려운 과정을 택하려 할 것이며,강인한 인재가 배출될 수 있을 것인가. 어려서부터 사회를 올바로 이끌어갈 지도자를 길러내야 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실수도 해보고 좌절도 맛보게 해야 강인한 지도자가 양성된다. 경쟁 없는 편안한 온실 속에서 자란 젊은이들은 냉엄한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교육현장의 경쟁 없는 분위기와 자주 바뀌는 대학입시제도 때문에 매년 많은 젊은이들이 경쟁이 있는 선진국으로 조기 유학을 떠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이들이 매년 해외에서 사용하는 유학비용은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이다.이 엄청난 돈을 투자한 조기 유학의 성공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교육의 평준화를 주장한 분들은 '누구를 위한 평준화'인가를 냉정히 성찰할 때가 됐다고 본다. 이제부터라도 교육의 평준화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우리의 미래가 있다. 고등교육에 자립형 사립학교 개념을 과감히 도입하고,대학에 기부금입학 제도를 도입하자.그리하여 해외로 유출되는 엄청난 사교육비를 국내대학에 투자하게 하여 명실상부한 일류대학을 육성하자.그 돈으로 도서시설,실험기자재를 첨단화하고 우수한 교수진을 확보한다면 결코 외국대학에 뒤지지 않을 것이다. 우수한 교수진과 도서시설,그리고 첨단실험시설을 갖춘 대학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은 당연히 사회에서 우대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그러한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어려서부터 각고의 훈련을 쌓을 것이다. 학생선발에서 운영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손을 떼 대학에 자율과 경쟁을 통한 창의가 살아나게 하자.기업의 입사서류에 학력을 삭제하겠다는 교육부총리의 발상은 대학교육에까지 중등학교의 평준화 개념을 도입하겠다는 매우 위험한 사고다. 이는 좋은 대학을 만들어보려는 많은 대학들의 의욕을 꺾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 사회에 만연돼 있는 '기회평등'이 아닌 '결과평등의식' 즉,절대평등의식을 불식시켜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 참다운 자본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교육현장에 경쟁마인드를 심어보자.이것만이 자라나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지혜를 연마하게 하는 길일 것이다. wychoi@ccs.sog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