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니어] 안수옥 <자크르 디비에스 사장>..음반정보 DB化 세계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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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르 디비에스의 안수옥(29)사장은 남다른 비전을 갖고 있다.
음반 정보에 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세계 도처에 제공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자크르 디비에스는 안 사장이 일본 유학시절 경험을 살려 지난 2000년 설립한 회사이다.
안 사장은 지난 98년 닛본대(日本大)에서 방송학 석사과정을 밟으며 음악출판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때 CD에서 작곡가 작사가 편곡가 등 단순한 정보 뿐만 아니라 구매시점 제작사 저작권자 등 1백50가지가 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정보를 토대로 CD를 만드는 일본 음반업계의 세밀함에 놀라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달랐다.
음반에 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안 사장은 "일본 출판사의 미야타 키쿠토시(宮田菊俊) 사장이 "한국 음반시장을 조사하러 10년동안 한국을 찾았지만 자료를 구할 수 없었다"고 말할 때 부끄러웠다"며 "DB를 축적하지 않는 만큼 우리 음반산업은 주먹구구식이라는 혹평을 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출시된 CD타이틀은 2만장 남짓.
노래수로 따지자면 대략 20만여곡이다.
23만 타이틀인 일본이나 32만 타이틀인 미국에 비하면 10%에도 미달할 만큼 작지만 그래도 연간 3천억 내지 4천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다.
안 사장은 "현재 인터넷에서 음반을 판매하는 50여개 회사가 음반의 기본정보를 DB로 구축해 갖고 있긴 하나 이 정보로 2차 정보를 생산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어느 기획사가 A 가수의 B 음반을 어떤 장르로 만들어 언제 어느 지역부터 판매할지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자크르가 구축하고 있는 DB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크르는 현재 새로 나오는 음반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거의 매일 1백70여개 음반제작사에 전화를 건다.
또 출시된지 오래된 음반은 방송국의 도움을 받아 DB로 구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구축한 DB는 오는 8월께부터 국내 방송국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등 한국 음반에 관심을 갖고 있는 나라에도 제공할 예정이다.
안 사장은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다국어로 저장할 수 있는 멀티랭귀지 디스플레이 시스템으로 DB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DB 구조를 일본에 제공하는 개가도 올렸다.
그는 "'자크르'란 우리말로 "알맞게 좋다"는 뜻"이라며 "자크르를 일본의 음악출판사나 미국의 뮤즈사와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