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제임스 맥너니 <3M 회장>..'GE식 경영' 실험결실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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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년의 역사를 이어 오면서 3M이 견지해 온 한 가지 원칙이 있다.
3M의 모든 사업부문에 일류 과학자를 적극적으로 영입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과학자에게 충분한 권한을 부여한 다음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지켜보는 게 3M의 전통이다.
이것은 지난 수십년간 3M이 수천 건의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이 회사의 대표적 상품인 사포(砂布),자기 녹음테이프,포스트잇 등은 세계적인 '히트상품'이었다.
3M은 2000년 56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중 3분의 1이 4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상품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제임스 맥너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52)에게 이같은 실적은 만족스럽지 않다.
그는 10년 안에 지난 2000년 실적의 두 배를 달성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의 목표는 연간 매출 11%,영업순익 12% 성장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3M이 기록해온 실적의 약 두 배다.
맥너니 회장은 지난해 1월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영입됐다.
이후 3M의 실적은 예상과 달리 악화됐다.
매출 순익 등이 모두 떨어졌으며 특히 통신사업 부문의 매출은 가파른 하강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것이 경기침체 탓이란 점을 의심치 않는다.
그는 GE 출신답게 적정규모의 기업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인수의 결과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3M은 기업인수에 대한 경험이 거의 전무한 상태다.
맥너니 회장의 다양한 실험은 3M의 보증수표인 '창조성'마저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이미 연구개발비가 어느 분야에 집중돼야 하는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또 회사 전체적으로 통용할 수 있는 평가기준을 만들고 있다.
이것은 각 사업부문의 수장에게 모든 권한을 일임했던 3M의 전통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하지만 3M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온 사람들은 기업예산이 그동안 비효율적으로 집행돼 왔다며 맥너니 회장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맥너니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GE식'으로 비용을 절감해왔다.
7만5천명의 임직원 중 5천명을 해고했으며 생산품의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6시그마' 운동을 펼쳤다.
구매 비용을 낮추기 위해 회사용 소모품을 일괄 구입했다.
맥너니 회장의 이같은 자구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현재 3M이 보유한 현금은 4억4천만달러로 연초보다 45% 늘었다.
작년 3·4분기엔 간접비가 전년 동기보다 7% 감소했다.
취임후 기업경비는 4억달러나 절감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는 올해엔 10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같은 비용절감 노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S&P500 지수가 9% 하락했지만 3M의 주가는 2% 떨어지는 데 그쳤다.
3M의 통신사업 부문은 올해도 적자를 면하기 어렵겠지만 회사의 올해 전망은 무척 밝은 편이다.
특히 맥너니 회장이 가장 큰 관심을 쏟고 있는 의료사업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문은 작년에도 전년 대비 8%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3M은 가장 '혁신적인' 임직원의 사진을 걸어놓는 '명예의 벽'을 갖고 있다.
맥너니 회장이 이곳에 자신의 사진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