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산업을 살리자] 시각장애딛고 연간 7000만원 소득

산업 재해로 시각장애인이 된 한 기술자가 연간 소득 7천만원 이상의 "부농"으로 변신해 주목을 끈다. 경기도 양평군에서 4만5천평의 논을 경작하고 있는 산업재해 4급의 장애인 차연선씨(42)가 그 주인공. 차씨는 최근 쌀 값 하락 등 어려운 농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쌀 농사에서만 지난해 7천5백만원의 소득을 올려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농업기반공사에서 추진하는 영농규모화 사업의 지원과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노인으로부터 빌린 논 4만2천평에서 땀방울을 쏟아낸 결과다. 구로공단 유압정비 기술자로 일하던 차씨는 지난 82년 작업도중 두개골이 골절되고 시신경이 마비되는 사고를 당했다. 앞을 볼 수 없게 된 그는 직장을 떠나야 했다. 7백만원 남짓되는 산재보상금만을 갖고 귀향한 그는 밭 3천평을 임대해 참깨 농사를 시작하며 재기를 꾀하기도 했다. 하지만 91년 8월에는 4천8백평에 심은 벼가 태풍으로 쓰러지는 등 쓰라린 실패를 맛봐야 했다. 게다가 그 해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은 채 3년간 투병생활까지 하는 시련도 있었다. 차씨는 쌀 시장 개방이라는 새로운 농업 환경에 대비해 농지의 대규모화를 통한 생산비 절감과 농약과 비료 사용 자제를 통한 고품질 쌀 생산으로 맞설 채비를 다지고 있다. "왕회장표 쌀"이라는 자체 브랜드도 이미 개발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