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맨 몸값 '상한가' .. 다국적 제약社 시장공략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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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회사 영업맨들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BMS제약의 신동명씨(36)는 지난해 영업왕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최근 회사로부터 현금 5천만원에다 가족동반 해외여행권까지 받았다.
그는 당초 4억8천만원으로 잡았던 목표를 2배 이상 초과, 10억원어치를 팔았다.
한국얀센의 박노철 인천영업팀장(38)도 최근 사내 영업팀에서 지난해 판매실적 1위에 오르며 4천만원 상당을 챙겼다.
부부동반 해외여행권도 받았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고가 의약품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면서 영업맨의 몸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한국BMS제약은 영업실적 2등에게 강남지역 30평형 아파트 2년 임대권을, 3등에게는 강남지역 20평형 아파트 2년 임대권을 줬다.
이 회사는 영업사원 1백4명 모두에게 개인용도로도 쓸 수 있는 아반떼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세금과 보험을 포함한 차량유지비와 주차비도 대주고 있다.
매년 해외에서 가족동반 미팅도 갖는다.
지난해 판매실적 3위에 오른 홍나영씨(32.여)는 "사장실 비서를 그만두고 영업을 지원했다"며 "각종 자료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보험설계사의 영업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BMS제약 이희열 사장은 "영업사원들은 최상의 대접을 받아야 최고의 실적을 낸다"고 강조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6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44.4%나 성장했다.
올해는 1천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가운데 '영업사원 사관학교'로 통하는 한국얀센도 지난해 7백만원에서 1천3백만원까지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올해는 영업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5백만원에서 1천6백만원으로 그 격차를 더 벌여 놓았다.
매년 영업 및 마케팅 분야에서 20여명을 선발, '엑셀런스 어워드'를 수여하고 연봉의 30∼40%를 통장으로 지급한 다음 3년 후에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수 영업사원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최고 등급의 영업사원에게는 1년 이상의 해외 어학연수 기회도 주고 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화이자 한국MSD 한국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도 영업사원이 매출목표를 달성할 경우 2백만원에서 많게는 1천5백만원까지 인센티브를 주고 해외여행도 보내준다.
다국적 제약사 영업맨들의 몸값이 뛰면서 국내 업체와의 임금격차도 크게 벌어지고 있다.
전국화학노련 의약품.화장품분과위원회가 지난해 말 조사한 결과 한국화이자의 경우 과장급 연봉은 4천9백52만원(성과급 2백50% 포함)으로 국내 45개 토종 제약사의 과장급 평균인 2천38만원의 2.4배에 이르고 있다.
C제약사 영업담당 이사는 "의약분업 후 다국적 제약사들이 유능한 영업사원과 마케팅사원을 싹쓸이해 가면서 토종 제약사 사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국적 제약사에 근무했던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외부 영입사원들에 밀려나 토종 제약사로 역류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