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휴대폰 영국서 도난 '되레 호재'..BBC등 대대적 홍보 효과

삼성전자가 영국에서 팔기 위해 런던 히드로 공항 인근 창고에 보관중이던 휴대폰 2만6천대(4백20만파운드,약84억원)를 지난 10일 도난당했다. 회사측은 도난당한 물건을 찾기 위해 20만파운드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 사건으로 인한 피해가 전혀 없는데다 뜻하지 않은 홍보효과까지 거두고 있다며 오히려 희색이 만면. 삼성전자 유럽법인장 김영조 전무는 13일 "도난당한 휴대폰은 대당 2백파운드(약 40만원)가 넘는 제품으로 내부에 통화차단장치가 장착돼있다"며 "도난 직후 차단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유럽내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도난당한 휴대폰은 무용지물이 돼 범인들이 팔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물건을 되찾을수 있으면 좋겠지만 범인들이 불태우거나 물에 빠뜨려 폐기처분한다고 해도 보험에서 보상받을 수 있어 회사로서는 손실이 없다고 말했다. 또 창고에 보관중이던 휴대폰은 모두 3만5천대여서 남은 9천여대로 급한 주문은 소화할수 있어 영업상 차질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히려 이번 사건이 BBC방송 등 영국내 주요 언론매체에 대대적으로 보도됨으로써 도난당한 물건 값 이상의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김 전무는 "유럽시장에선 처음으로 최근 플립형 휴대폰을 선보여 영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노키아 제품보다 인기를 끌고 있다"며 "최근 수개월간 물건이 달릴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판매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영국내 휴대폰 수요는 줄어들고 있지만 삼성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에서 올 1.4분기에는 2위인 모토로라와 비슷한 수준인 1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8백만~1천만대 규모인 영국 휴대폰 시장에서 1백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