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스키] 스키 신고 정상 정복 .. 내려올땐 '유쾌통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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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있는 산이라면 어디라도 좋다'
스키를 신고 구비구비 산길을 오른다.
볼을 에는 바람에도 온몸은 땀에 젖는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지만 끝간데 없이 펼쳐친 하얀 산자락은 자꾸만 그곳으로 오르라 한다.
기계음 웅웅거리는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 스키와는 또다른 매력이다.
스키를 신은 채 산비탈을 올라갔다가 다시 산자락을 타고 내려오는 스포츠 '산악스키'.
수천년 전부터 깊은 눈에 빠지지 않고 이동하는 교통수단으로 이용돼 온 산악스키가 최근 인기 레포츠로 자리잡고 있다.
산악스키는 특히 70%가 산악지형인 우리나라에선 겨울에 눈만 오면 어디서라도 즐길 수 있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언뜻 스키를 신고 어떻게 산에 오르냐고 의아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몇몇 특이한 장비가 이를 가능케 한다.
산악스키 장비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탈착형 바인딩과 실스킨이라 불리는 미끄럼 방지 장치.
'프리 힐'이라 불리는 산악스키용 바인딩은 크로스 컨트리용처럼 뒤꿈치를 들리게 할 수도, 알파인스키와 같이 고정시킬 수도 있다.
경사면을 오를 때는 잠금장치를 풀어 발목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활강할 때는 뒤꿈치를 고정해 안정감을 준다.
부츠는 일반 스키부츠를 그대로 쓸 수도 있고 발목의 움직임이 자유로우면서 활강할 때만 고정시키는 산악스키용을 신을 수도 있다.
플레이트는 보통 너비가 70mm 이상의 넓은 제품을 쓰지만 일반 플레이트에 바인딩만 교체해도 무방하다.
폴은 상황에 따라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을 사용한다.
플레이트 바닥에는 눈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물개가죽이란 뜻을 지닌 실스킨과 크램폰 등을 부착한다.
탈착이 가능한 실스킨은 한쪽 방향으로 강하게 뻗친 털이 나 있어 올라갈때 미끄러짐을 방지한다.
내려 갈때는 보통 실스킨을 뗀다.
경사각이 크거나 단단한 얼음면에서는 금속 톱니모양의 크램폰을 부츠에 단다.
스키를 신고 산에 오르려면 굉장한 체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스키를 밀고 올라가면 눈에 발목이 빠지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체력소모를 줄이고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여성들도 등산을 할 정도의 체력만 갖고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눈에 덮인 한라산을 등반할 경우 보통 정상까지 걸어서 6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그러나 산악스키를 이용하면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하산할 때는 1시간이면 내려올 수 있다.
요즘은 히말라야 같은 고산 등반에도 스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는 대관령 인근 황병산이 대표적인 산악스키 포인트.
그러나 광덕산 한라산 청태산 가리왕산 유명산 소백산 등이나 눈이 많이 내린 후에는 서울 근교 산에서도 즐길 수 있다.
산악스키의 등반기술중 대표적인 것은 직선 스트라이드.
마치 피겨스케이팅을 할 때처럼 스키를 앞으로 밀면서 오르는 방법이다.
그러나 지형이나 날씨 때문에 균형유지가 힘들 때는 스키를 들고 걸어 오르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다.
활강할 때는 일반적인 스키기술과 함께 텔레마크 턴을 사용한다.
텔레마크 턴은 급사면에서 한쪽 스키의 에지를 사용해 회전하는 기술.
마치 학이 춤추며 내려오는 듯한 동작으로 우아하게 눈비탈을 내려오는 텔레마크 턴은 일반 스키에서는 맛볼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현재 순수 아마추어 산악스키 동호회로는 대한산악스키협회(www.mountski.com)가 있다.
1백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협회는 앞으로 매년 산림청장배 전국산악스키대회를 개최하는 등 산악스키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