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사흘만에 하락, "1,310원대 박스권 유지"

환율이 설 연휴 동안의 하락 요인을 반영, 사흘만에 내림세를 보였다. 그러나 결제수요 유입 등이 1,315원을 지지했다. 달러/엔 환율은 132엔대로 주저앉고 800선에 육박한 주가 급등과 3,000억원에 근접한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 시장 제반여건은 원화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설 연휴동안 의외로 네고물량보다 결제수요가 많았던데다 연휴를 연장한 업체들의 물량 공급이 여의치 않아 환율 하락폭은 제한됐다. 달러/엔에 대한 방향성 확보가 어렵고 추세자체를 잡을 만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위아래로 제한된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4원 내린 1,316.20원에 마감했다. ◆ 1,310원대 박스권 여전 =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외생변수는 하락쪽에 기울었으나 네고보다 결제수요가 꽤 많아 장중 뚜렷한 수요우위였다"며 "시장 심리와 상충되는 수급요인이 1,315원을 지지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일은 네고가 다소 있을 것 같고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으로 인해 올라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아래쪽으로도 큰 모멘텀이 없어 1,315원을 중심으로 횡보하는 박스권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1,315원 아래로 내리기엔 아직 위쪽으로 생각이 열려있고 달러/엔과 비교해 아래쪽은 비탄력적이다"며 "주식시장 물량이 위를 제한하겠지만 당분간 탐색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했다. 그는 또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으로 인해 아래쪽으로 밀릴 수 있으나 모멘텀이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며 "내일 거래는 1,313∼1,318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몸 따로, 마음 따로 = 시장 심리는 전반적으로 아래쪽을 향해 있는 상황이었으나 실질적인 물량 공급이 없어 밀고 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달러/엔도 132.20엔대가 지지되면서 달러/원도 주춤거렸다. 달러/엔은 설 연휴 132∼133엔을 오간 가운데 전날 뉴욕에서 상승세를 보여 133.32엔을 기록했다. 달러/엔은 그러나 이날 한때 132.30엔대까지 밀리기도 했으며 오후 4시 47분 현재 132.34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지난 5일이후 처음으로 100엔당 990원대로 올라섰다. 닛케이지수가 2주만에 10,000선을 회복하고 일본 정부가 추진중인 디플레이션 억제책이 엔화를 지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또 일본 정부의 증시부양 의지와 금융권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 등이 엔화에 호재로 작용했다. 최근 시장의 관심권 밖에 밀려있던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758억원, 160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 다음날 오후 이후 달러공급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이날 주가는 지난 금요일보다 56.52포인트, 7.64% 오른 796.18으로 마감, 연중 최고치인 동시에 19개월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3.20원 낮은 1,317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315원선을 주로 거닐다가 9시 48분경 1,314.80원으로 내려섰다. 그러나 1,315원을 지지선으로 삼은 환율은 10시 6분경 1,316.70원까지 되오른 뒤 재반락하며 10시 55분경 이날 저점인 1,314.50원까지 몸을 낮췄다. 이후 환율은 결제수요 유입 등으로 추가하락이 저지됐으며 11시 48분경 1,317원까지 오르는 지그재그 장세를 연출한 끝에 1,316.3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40원 낮은 1,315.9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개장직후 1,315.80원을 기록한 뒤 서서히 레벨을 높여 1시 49분경 1,317.10원으로 올랐다. 이후 추가 반등이 저지당한 환율은 1,316원선에서 거의 모든 거래를 체결했다. 오후장 진폭은 불과 1.30원에 그쳤다. 장중 고점은 1,317.10원, 저점은 1,314.50원으로 장중 2.60원이 이동했다. 이달 들어 변동폭이 가장 축소된 흐름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1억6,47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5억3,43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3,000만달러, 3억6,850만달러가 거래됐다. 15일 기준환율은 1,316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