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중국진출 열풍] IT업체 : 세계 최대 정보통신시장을 잡아라

정보기술(IT)업체들 사이에 "중국 열풍"이 거세다. 어느정도 기반을 확보한 IT업체들의 경우 경쟁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IT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 교두보를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최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시장 개방의 여파로 국내 IT산업의 대 중국 무역흑자가 연간 4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율 하락과 비관세 장벽 완화,통신시장 개방 등으로 국내 기업에는 더욱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업체들은 첨단기술 품목을 수출품으로 육성하고 중국 IT기업과는 수평.수직적 분업관계를 강화하는 등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 선양에 공장을 설립해 자체 브랜드로 현지에서 컴퓨터를 판매하고 있는 삼보컴퓨터는 올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연초 월 2만대를 중국에 팔고 연말까지 5만대 수준으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중국내 모니터 시장점유율 32%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 1천3백만대를 팔아 35%의 점유율로 최고 자리를 유지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컴퓨터를 판매하기 시작한 삼성전자는 올해 월 1천대 수준으로 판매량을 늘리기로 했다. 시스템통합(SI)업체들도 올해를 중국진출에 적극적이다. 삼성SDS는 시스템 구축과 관련된 공공 및 대형 국책사업에 참여하는 한편 중소기업형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및 패키지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특히 교통카드 지능형정보시스템 분야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중국진출 첫 발을 내딛은 LG CNS는 올해 광저우에 설립한 합작회사를 통해 민간 분야의 컨설팅과 시스템통합 분야의 시장을 장악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정보기술은 금융 의료 보안 분야 등을 특화시켜 중국 SI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중국내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면서 관련 업체들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액토즈소프트가 중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다른 국내 게임회사들은 본격적인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액토즈가 유통을 맡고 위메이트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미르의 전설2"는 지난 11월 중국서비스 시작 이후 현재 10만명이 넘는 동시접속자를 유지하고 있다. 액토즈의 "천년"도 동시접속자 3만5천명대로 순항을 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도 하반기부터 중국에 진출한다. 넥슨도 지난 5일 대만에서 "택티컬커맨더스"서비스를 시작을 계기로 중국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현지법인을 따로 설립하는 전략보다는 철저하게 현지 업체를 파트너로 선정해 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다날 모빌리언스 등 인터넷 결제업체들도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텔 등과 서비스 개시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 확산과 함께 급성장이 예상되는 보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 이미 진출했거나 올해 진출할 계획이 있는 회사는 26개에 달한다.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 등은 백신과 데이터 복구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인젠은 침입탐지시스템(IDS)과 통합보안관리솔루션(ESM)을 수출,올해 2백만달러의 실적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큐아이닷컴은 현지법인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올해 3~5억원 정도의 로열티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터넷 전화업체들도 중국의 전화보급률이 낮고 외국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니유저넷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통신기기 판매 사업자인 유하우와 80만달러 규모의 인터넷폰 단말기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엠터치는 일부 업체와 제휴를 맺고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