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부시 방한 '기대치 낮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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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전쟁은 미국만이 주도할 수 있습니다.
적들은 엄청난 무기로 대항해오고 때론 교묘하게 숨어버립니다. 그런 힘겨운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나라는 미국뿐입니다.
막강한 군사력,군사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력.이 모든 것을 갖춘 나라는 오직 미국뿐입니다"
지난15일 외교위원회.연사로 나선 딕 체니 부통령은 테러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미국의 독주를 우려하는 우방국들을 겨냥,이처럼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발언 파장 이후 실제 유럽등 일부 국가들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테러전쟁을 견제하는듯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라크 공격을 미국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건 곤란하다느니,북한은 이라크 등과 다르다느니 하는 의견을 제기했다.
체니 부통령은 이날 이런 주장에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테러 전쟁을 미국 주도로 이끌 것임을 천명했다.
공개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체니 부통령의 이날 연설은 9·11테러 이후 미국 행정부내의 기류를 정확하게 대변하고 있다.
테러조직이나 후원국 또는 세력제거를 위한 전쟁은 계속돼야 하며 미국은 혼자 그 전쟁을 치를 수 있는 능력도 있고 사명도 띠고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그런 분위기는 행정부안에서 보수강경파의 축으로 불리고 있는 럼즈펠드 국방장관,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이끌고 있다.라이스 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 안보브레인이다.
"북한은 사겠다는 국가만 있으면 언제든지 대량살상무기를 파는 전제주의적이고 폐쇄적인 국가다.
북한이 악의 한 축인 것은 분명하다"
이같은 라이스 보좌관의 경고는 그의 대북한관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부시 대통령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다.
온건파로 알려진 파월 국무장관도 요즘은 이들과 나란히 서있다.
그런 보좌관과 장관 및 부통령으로부터 정세보고를 받고 연설내용을 조언받고 있는 부시 대통령이 19일 한국을 방문한다.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획기적인 메시지보다는 악의 축같은 돌출 발언만 없길 바랍니다" 워싱턴의 외교 전문가들은 부시 방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것을 권고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