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심포지엄] "정부소유 은행지분 빨리 팔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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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달 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담당관은 21일 "한국은 정보통신산업 등에서 정부의 직접적인 간섭보다는 시장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제도 정비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스 OECD 한국담당관은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최한 '경제개혁 성과와 향후 과제' 국제심포지엄에 주제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폴 그룬왈드 국제통화기금(IMF) 서울사무소장은 "한국의 기업부문 구조개혁이 아직도 부진해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낙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무역투자정책실장은 "주요 통상정책수단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다음은 주제발표 내용 요약.
◇ 랜달 존스 OECD 한국담당관 =재벌정책에서 불공정 거래 관행 등에 중점을 둔 시장 위주의 경쟁정책으로의 이행이 중요하다.
현행 재벌 관련 경쟁법체계는 다른 OECD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은행부문의 정부지분 비율은 2001년 6월 말 현재 62.5%에 달해 기업구조조정 등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조기에 처분, 은행 경영의 자율권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증가 추세에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제고됐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겠으나 기업들이 퇴직금 지급 및 고용보험제도 적용을 회피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고령화와 남북관계의 불확실성 등의 여건을 고려할 때 건전재정의 유지가 필수적이다.
한국은 2050년 OECD 국가중 여섯번째 고령화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의 국민연금제도의 개혁이 절실하다.
◇ 폴 그룬왈드 IMF 서울사무소장 =한국의 금융부문은 자기자본 확충과 부실채권 감소, 적절한 위험관리 등 구조개혁이 진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부문은 여전히 높은 부채 비율과 낮은 수익성,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중기 성장목표와 개혁을 조화시키는 것도 큰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은 구조개혁 과정을 정부 주도로 몰고가기보다는 엄격한 시장 규율을 확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은 위기극복 과정에서 △외환 유동성과 미시 경제지표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단기부채에 대한 의존도 감축 △거시.금융 정책의 투명성 확보라는 교훈을 얻었다.
대외 단기부채의 신속한 연장과 평상시 보수적인 재정정책이 위기 발생시 폭넓은 정책운용을 보장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 최낙균 KIEP 무역투자정책실장 =주요 통상정책수단으로 FTA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진행 중인 한.칠레 FTA협상은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외신뢰성을 확보하는 데도 긴요하다.
지난해 12월 현재 한.일투자협정을 포함, 총 73개국과 양자간투자협정을 체결했다.
협의 중인 한.미투자협정도 스크린쿼터제도 등 미해결 분야를 조기 해결해야 한다.
자본자유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단기투기성 자본 이동에 대한 규제 및 외환 건전성 제고를 위한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