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대변혁] '뻥' 뚫린 하늘.땅...전국 반나절 생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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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이 활기를 띠면서 한반도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그 변화는 육.해.공(陸.海.空)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우선 국토의 대동맥인 고속도로가 속속 뚫리고 있다.
이로인해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에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말 서해안.중앙.대전~진주 등 3개 신설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됐다.
천안~논산, 여주~충주 등 5개 구간도 연내 완공된다.
간선 고속도로를 잇는 안중~충주 등 단거리 고속도로와 고속도로에 연결되는 4차선 국도 등 총연장 4백86km가 올해말까지 준공된다.
이렇게 되면 전국 어디서나 30분 이내에 고속도로에 접근할 수 있다.
'하늘길'도 넓어진다.
동북아 중추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은 올해 화려한 변신에 나선다.
제3활주로 등 공항의 시설용량을 늘리기 위한 2단계 확장사업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2백50만평에 걸친 부지조성공사가 하반기중 시작되며 제2연륙교 건설도 연말께 추진된다.
이같은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인천국제공항은 오는 2008년 세계 40개국 1백30개 도시와 연결되는 세계 10위, 아시아 2위의 공항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함께 영동권 거점공항인 양양국제공항이 7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3월말 개항한다.
포항.예천공항 확장사업도 올해 완공되는 등 지방공항 건설 및 확장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철길 역시 빨라진다.
'민족의 대역사'인 경부고속철도 1단계 사업(서울~대구)이 장대한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이미 전 공정의 77%가 끝난 상태다.
1단계 사업이 마무리돼 오는 2004년 4월 개통되면 46편성 열차로 하루 85회를 운행하면서 14만9천명을 실어나르게 된다.
대구~부산 구간에 새로운 노선을 건설하는 2단계 사업도 당초 목표(2004년)보다 2년 앞당겨 올해 착공한다는게 정부 방침이다.
이 경우 오는 2008년에 경부고속철도가 완전 개통된다.
부산신항과 광양항 등 7개 신항만사업과 부산항 인천항 군산항 등 지역거점 항만시설 확충사업도 본격화된다.
동북아 중추항만으로 육성키 위한 준비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SOC 예산으로 지난해(15조1천억)보다 5.3% 증가한 15조9천8백60억원을 책정했다.
이중 도로부문이 가장 많은 8조여원을 배정받았다.
'격자형 국가 간선망계획'에 따라 고속도로 건설에 1조4천4백50억원이 지원된다.
국도의 확장.포장사업에는 지난해와 비슷한 4조9천5백60억원이 들어간다.
고속철도 및 지하철 부문에 투입되는 돈은 1조6천2백84억원.
이중 절반 가까운 돈(7천3백69억원)이 경부고속철도 건설로 사용된다.
다목적댐 및 치수사업 부문엔 1조4천2백63억원이 할당됐다.
인천국제공항 및 일반공항 건설을 위해 올해 3천1백37억원이 투입된다.
이처럼 정부가 'SOC 확충'에 가속페달을 밟고 나선 것은 물론 이유가 있다.
SOC 부족에 따른 물류 애로가 한국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세계 주요 48개국의 교통부문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를 보면 잘 알수 있다.
한국의 국민총생산(GNP)과 교역규모는 각각 9위와 12위를 기록한 반면 교통부문 경쟁력은 30위권에 머물렀다.
교통개발연구원의 연구내용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연구원은 2000년 기준으로 전국의 교통혼잡비용은 19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교통이 막히는 탓에 국내총생산(GDP)의 3.7%가 헛되게 쓰여진 셈이다.
서울시민으로 환산한다면 교통혼잡 때문에 1인당 연간 48만원을 길위에 버리고 서울 차량 1대당 연간 1백16ℓ의 기름을 낭비한 것이다.
한국의 연간 물류비는 지난 98년 기준으로 74조2천억원에 달한다.
이는 GDP의 16.5%로 GDP대비 비중이 선진국의 1.5배 수준이다.
임인택 건설교통부 장관은 "세계 일류 수준의 고속.간선 교통망을 구축해 동북아 물류중심국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