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상향가능성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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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지수 800을 앞두고 매수탐색이 한창이다.
외국인이 이레째 순매도하며 연일 삼성전자를 팔면서 '주도주 꼭지 누르기'에 나서고 있으나 경기와 실적 호전주를 위주로 한 기관 매수세가 추가상승을 대비해 매수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해외불안정성에 따른 외국인 매도로 주가 탄력이 제한되는 모습"이라면서 "그러나 저금리를 바탕으로 내부적으로 기관과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유지, 시장이 안정감 속에서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재료나 모멘텀이 크지 않아 당분간 종합지수는 800선 돌파를 위해 힘을 축적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델타투자자문의 박상현 이사는 "지난해 9.11 테러 이후 월봉상 5개월째 양봉이 출현하는 등 상승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해외 안정감이 필요해 당분간 기간조정 양상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의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대외 불안정과 내부 유동성이 맞서며 당분간 횡보가 예상된다"며 "IT대표주나 경기 관련 업종 대표주나 이익모멘텀이 있는 턴어라운드형 종목에 관심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주가 장중 800선 돌파, 거래는 연중최소 =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52포인트, 0.07% 하락한 791.48로 마감, 지난 20일 이래 사흘만에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장중 801.97까지 상승, 지난 2월 19일 기록한 797.73의 연중최고치를 경신했으며 2000년 7월 15일 806.75 이래 19개월여만에 처음으로 800선을 넘어섰다.
이날 종합지수는 지난주말 미국 주가 반등에 힙입어 기관 매수세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외국인과 개인의 경계성 차익매물이 출회되며 상승폭이 제한된 뒤 790 안팎에서 공방을 계속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1,358원을 순매도, 지난 15일 이래 7거래일째 순매도했다. 개인이 223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1,663억원을 순매수, 나흘째 매수우위를 보였다.
코스피선물 3월물은 99.50으로 0.40포인트, 0.40% 오름세로 마감, 엿새째 상승했다. 장중 100.80까지 올라 최근월물 기준으로 지난 2000년 7월 21일 이래 19개월만에 100선을 돌파했다. 장중 저점은 98.15였다.
이날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소폭의 콘탱고와 백워데이션을 오가다 장후반 반등에 따라 플러스 0.50으로 마감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수는 비차익 1,070억원을 위주로 1,680억원에 달했고 매도는 비차익 590억원을 중심으로 720억원을 기록했다.
대우증권 선물옵션마케팅부의 이종원 연구원은 "19개월만에 100선을 돌파하는 등 매수관점이 유지되고 있다"며 "장중 조정이 이어질 수 있으나 적극적으로 매도입장을 취할 때는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단기 35만원까지 상승한 뒤 조정과정에서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문제에 대해 회사측에서 이번 주주총회에서 정관에서 삭제하는 문제를 놓고 외국계 펀드와 공방을 벌이면서 닷새째 약세를 보였다.
포항제철이 지난주 16만원까지 오른 뒤 장초반부터 차익매물을 맞았고 시간이 가면서 SK텔레콤, 한국전력, 현대차, 삼성전기 등에 매물이 출회됐으나 SK텔레콤과 한국전력, 한국통신 등은 기관 매수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체적으로 시장에 활력을 줄 만한 재료나 모멘텀이 적은 가운데 수급과 주가 조정 차원의 매매공방만 이뤄졌다. 하락종목이 474개, 상승종목이 320개를 기록한 가운데 거래량은 연중최소치를 기록했다.
이날 거래량이 4억673만7,000주로 지난해 12월 24일 3억9,080만주 이래 가장 적었다. 거래대금은 2조7,016억원으로 지난 4일 2조5,930억원 이래 가장 적었다.
◆ 이번주 미국 경제지표 관심 = 미국 시장은 엔론 사태 이후 불거진 분식회계 문제가 은행이나 증권 등 금융업종으로 확산되고 있어 당분간 적극적인 의미에서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기 힘들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주 경기회복세가 분식회계 파장을 상쇄하며 주가반등을 이끈 것처럼 이번주 잇따라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추가 상승의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이번주 미국에서는 25일 기존주택 판매 동향을 시작으로 26일 소비자신뢰지수와 주간 소매판매 동향, 27일 내구재 주문 동향, 신규주택 판매, 28일에는 주간 실업수당 신규청구건수, 4/4분기 국내총생산, 3월 1일에는 개인소득 및 소비지출, ISM지수 등이 발표된다.
특히 NABE가 실시한 2월중 경기조사 결과, 37명의 경제전문가 중에서 60%가 미국의 경제침체는 이미 끝났으며 올해 3% 가까운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응답, 지난 1월 '단기 취약' 응답과는 사뭇 다른 대답이 나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다우지수가 9,600∼10,000선대의 박스권이 좀더 안정화돼야하고, 나스닥이 1,700선에서 지지되며 하락 추세가 바뀔 지 확인과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은 여전하다.
국내적으로 오늘부터 현안으로 등장한 철도·발전 등 국가기간 산업의 파업 지속 여부와 하이닉스 매각 타결 문제, 국가신용등급의 추가상승 여부도 그 전개 상황은 여전히 관심거리다.
이날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던 철도·발전·가스노조 중에서 가스노조만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와 발전산업의 경우 국민경제적 파장이 큰 터여서 장기화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정부가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국민불편'을 내세워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첨예한 시각차이가 존재하는 현안 문제를 두고 노조측과 얼마나 현명한 타협에 이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