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금융업무 컴퓨터로 '척척' .. '펌뱅킹시스템' 도약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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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 D사의 자금부 사원인 K씨는 요즘 은행에 가는 일이 거의 없다.
굳이 현금을 찾을 필요가 없어 자신의 컴퓨터로 자금을 이체하고 입.출금 내역을 확인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2,3년전만 해도 딴판이었다.
점심시간 이후엔 은행이 문을 닫는 시간까지 이 은행 저 은행을 찾아다니며 돈을 넣거나 찾고 자금을 이체해야 했다.
K씨가 은행을 찾지 않아도 되는 것은 펌뱅킹시스템(FBS,기업 금융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한 덕분이다.
펌뱅킹이란 무엇인가=펌뱅킹이란 은행 창구에 가지 않고 기업 내부에서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기능은 자금이체와 입금내역 확인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앉은 자리에서 현장사무소나 협력업체의 계좌에 자금을 이체하고 입.출금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출장비 교통비 경조사비 등을 사원들의 통장에 일괄적으로 넣어줄 수도 있다.
펌뱅킹은 은행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인터넷뱅킹과는 몇가지 면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선 사용자가 다르다.
펌뱅킹은 기업에서 사용하고 인터넷뱅킹은 주로 개인이 사용한다.
또 펌뱅킹의 경우 기업이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반면 인터넷뱅킹의 경우엔 은행측이 제공하는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보안 측면에서는 펌뱅킹이 인터넷뱅킹보다 훨씬 안전하다.
펌뱅킹 보급 현황=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기업은 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대로 된 펌뱅킹시스템을 도입해 사용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제일기획등 일부 업체들이 자사 기간망에 펌뱅킹 기능을 추가해 사용하고 있고 그 숫자는 20개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융정보화를 주도하고 있는 삼성SDS 현대정보기술 등 SI(시스템통합)업체들도 최근에야 펌뱅킹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림정보통신이 최근 펌뱅킹 솔루션을 패키지로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솔루션(e-노베이터)의 주요 특징은 현장별.사업부별 관리 부서별 회계처리 및 원가관리 업무별 발생 전표 자동처리 12개 시중은행과 연계한 입.출금 자동화 등이다.
대림정보기술은 2000년이후 대림산업과 대림코퍼레이션에서 이 솔루션을 사용해본 결과 전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최근 신성과 벽산에 솔루션을 공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펌뱅킹 도입 효과 및 전망=펌뱅킹을 도입하고 나면 회계업무 프로세스가 획기적으로 달라지고 자금 담당 부서의 역할이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각 부서에서 올린 지출신청서를 확인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펌뱅킹이 가동하면 이런 업무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처리한다.
이에 따라 자금부서는 자금운영 전략을 짜는데 주력할 수 있게 된다.
은행 창구에서 돈을 입.출금할 일도 사라지고 각 부서에 출납담당자를 둘 필요도 없어진다.
펌뱅킹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은행은 고객들이 창구에 찾아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고 기업으로서는 자금부서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거래를 투명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대림정보통신 "e-노베이터"마케팅 담당 류운영 과장은 "펌뱅킹 수요는 무궁무진하다"며 "대다수 대기업들은 앞으로 2,3년안에 펌뱅킹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