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기관-개인, 800대 매매공방

종합지수가 전고점을 뚫고 800에 안착한 뒤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증시는 지난 14일 사상 두 번째 상승폭을 기록한 이래 형성된 박스권을 상향 돌파함에 따라 대세 상승국면 돌입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는 모습이다. 26일 종합지수는 뉴욕 증시 상승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됐고 대량의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며 800선을 가볍게 넘어섰다. 외국인 매도공세, 공기업노조 파업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저점을 높인 가운데 국가신용등급 상향 가능성, 기관매수 여력 강화, 뉴욕 증시 반등 등 호재가 부각됐다. 월요일 뉴욕 증시는 경기회복을 나타내는 경제지표와 퀄컴, GM 등의 긍정적인 수익전망에 힘입어 '회계망령'을 떨쳐냈다. 그린스팬의 의회 증언과 경제성장률 수정치 등 다음달 초까지 집중된 경제지표가 분식회계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가격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800선 안착 여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이 매도기조를 접지 않고 있고 추가 상승을 이끌어낼만한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매에 의한 수급 장세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유동성이 보강된 기관에 의해 지지력을 형성하고 재상승을 시도하는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공산이 크다. 가격메리트가 있는 종목 위주로 대응하되 저가대형주나 은행, 건설 등으로의 종목 교체도 고려해볼만 시점이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10분 현재 전날보다 14.83포인트, 1.87% 높은 806.31을 나타냈고 코스닥지수는 77.54로 0.43포인트, 0.56% 상승했다. 주가지수선물 3월물은 1.65포인트, 1.66% 오른 101.15에 거래됐다. 대부분 업종이 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운수, 반도체, 증권 관련주 상승세가 돋보인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엿새만에 반등하며 강세를 뒷받침해주고 있고 현대차, LG화학, 삼성SDI, LG전자 등이 3% 이상 올랐다. 코스닥에서는 KTF가 보합권을 들락이고 있고 국민카드, 기업은행, SBS, 엔씨소프트, LG홈쇼핑 등이 올랐고 강원랜드, LG텔레콤, CJ39쇼핑 등은 하락했다. 프로그램 매수가 2,021억원 유입된 반면 매도는 351억원 출회에 그쳤다. 프로그램 매수를 중심으로 한 기관 매수세와 개인의 차익매물이 맞서고 있다. 외국인은 8거래일째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규모는 크지 않다. 동원증권 이채원 주식선물운용팀장은 "주가가 급등하기보다 꾸준히 저점을 높이며 올라가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수익률 게임이 전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덜 오른 종목 찾기에 주력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대형주중에서는 한국통신, 한국전력과 중소형주중에서는 금강종합건설, 신영증권, 삼천리, LG가스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엄준호 연구원은 "뉴욕증시강세와 풍부한 유동성이 가격부담을 제치고 종합지수를 800선에 올렸으나 대세상승을 위한 본격적인 모멘텀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인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대한항공, 한국통신 등 외국인이 순매도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비중을 늘리고 있는 종목과 코스닥 개별종목에 대한 접근이 무난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