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성매매의 굴레" .. SBS '그것이 알고싶다'

지난달 29일 15명의 젊은 생명을 앗아간 군산 개복동 유흥업소 화재사건.외부인들에겐 알려지지 않은 곳에 감금된 상태에서 빚에 몰려 성매매를 강요당하던 여성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동정을 보냈다. 하지만 사건이 일어난지 한달도 안된 지금 그때 일은 잊혀져 가고 있다. SBS TV의 '그것이 알고싶다'(토 오후 10시50분)는 오는 3월 2일 '우리는 살아 있는 인형이었다-강제 성매매의 굴레'라는 제목으로 성매매 여성들의 삶을 파헤친다. 제작진은 성매매 여성들의 상황을 알기 위해 목숨을 걸고 사창가를 탈출한 여성들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했다. 그들이 전하는 그곳에서의 생활은 처참했다. 낙태수술을 받고도 하루가 지난 다음엔 손님을 받아야 하고 쉬고 싶은 날에는 하루벌이만큼의 돈을 벌금으로 물어야 한다. 철창만 없을 뿐 업소 문 밖으로 한 발자국도 맘대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들이 강제 성매매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각종 불법과 강압에 의해 떠안게 된 수천만원의 빚 때문이다. 군산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현금차용증이 이를 잘 보여준다. 제작진은 성매매 여성들이 이런 빚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와 빚이 늘어가는 과정을 철저히 분석한다. 성매매 여성들이 사창가를 탈출하는 데 성공해도 그들에겐 심각한 정식적인 충격이 뒤따른다. 제작진이 만난 김모씨.그녀는 3년 전 성남의 사창가를 탈출했지만 지금도 포주들에게 잡힐 때를 대비해 칼을 품고 잠을 자고 다시는 술을 따르지 않으려고 손가락을 스스로 절단했다. 6개월 전 흑산도를 탈출한 이모씨는 아직도 포주의 욕설이 환청으로 들리고 불안과 분노를 이기지 못해 늘 손톱을 물어뜯어 손톱이 거의 없는 상태다. 비록 몸은 그곳을 떠났지만 아직도 그때의 고통이 이들 여성의 인생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재활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다. 제작진은 미국의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성매매에서 탈출한 여성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