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외자유치사업 '실패 거듭'
입력
수정
울산시가 외환위기 이후 지방경제활성화를 위해 추진해온 외자유치사업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울산시가 4백여억원을 들여 지난 99년부터 남구 부곡동 석유화학단지 인근 8만7천여평에 조성해온 외국인투자기업 입주단지는 시의 재정난을 가중시키는 '블랙홀'로 전락하고 있다.
완공이 9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는 데도 입주를 희망하는 외국인 투자기업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분양예정가격이 평당 47만원으로 너무 비싼만큼 앞으로도 분양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비 회수는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물론 그만큼의 '혈세'가 헛되게 쓰여지게 되는 셈이다.
일관성없는 정책도 문제다.
시는 외국인 입주단지의 경우 사업 초기만해도 연간 평당 1만∼3만원대에 최장 50년까지 부지를 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1년여만에 부지조성비 부담을 내세워 일반분양으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불신만 키웠다.
시는 울산 신항만·울산대교 건설에 독일 자금 15억달러와 외국인 입주단지에 미국의 트라이케트사 등 석유화학 10여개 업체 3억여달러 등을 유치하겠다고 밝혔으나 지금까지 실제로 들어온 외자는 없다.
울산대교 건설의 경우 울산시가 사업 초기에는 통행차량이 하루 평균 3만여대를 넘어 수익성이 높다고 했다가 지난해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고 번복해 외국인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가 외자유치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채 의욕만 앞세우고 있다"며 "'주먹구구식 행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