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우스 로이어-기업의 법률항해사] (12) '삼성화재 준법감시팀'

'업계를 선도하는 법무팀' 삼성화재 준법감시팀 직원들은 자부심에 차 있다. 탄탄한 조직과 인력을 바탕으로 사내 법률자문은 물론 업계에서 이슈로 떠오르는 사안을 주도적으로 발굴, 법률적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가 업계 최초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에 가입하게 된 것이나, 권원보험(부동산을 살때 소유권 등 권리에 하자가 있을 때 보상해 주는 보험) 등 신상품을 가장 먼저 개발하게 된 것도 준법감시팀의 뒷받침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삼성화재에 법무팀이 생긴 것은 지난 97년 8월. 손해보험 시장이 커지고 업무가 다각화되면서 전사(全社)적으로 법무를 다루는 조직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곧이어 불어닥친 외환위기는 회사에 법률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삼성화재 법무팀은 이런 '시대적 요청'을 반영, 점진적으로 확대 개편됐다. 2000년 1월 법무실로 격상된데 이어 지난해 3월 준법감시팀과 통합했다. 현재 변호사 2명을 포함, 12명이 소속돼 있다. 5~6명 수준인 일반 대기업 법무팀의 2배 규모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소송업무를 전담하는 송무팀(14명)은 별도로 한 수치다. 송무팀은 50여명의 외부 변호사와 계약을 맺고 손해보험업무상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소송사건을 처리한다. 대표이사 직속 부대인 준법감시팀은 각 부서의 업무가 적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감시하는 한편, 주주와 보험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내부통제기준을 제정.운영하고 있다.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3억원이 넘는 보험금을 지급할 때도 준법감시팀을 거치도록 제도화돼 있다. 준법감시팀을 이끄는 선장은 검사 출신 변호사(사시 28회)인 김광석 상무. 7년동안 서울지검 등에서 검사 생활을 한 뒤 1999년 삼성화재에 합류했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경희대 대학원에서 세법을 공부했다. '기업의 역동성에 반해서' 검사직을 그만뒀다는 김 상무는 "손해보험업은 상품이 복잡하고 고객과의 분쟁소지가 많기 때문에 법률리스크 관리가 기업경영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김 상무는 경영활동중 부딪히는 각종 현안을 풀어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신상균 부장은 입사후 18년째 보상 감사 송무등에서 일한 '베테랑' 법무인력. 김 상무를 도와 준법감시팀의 업무를 총괄한다. 홍명호 수석변호사(부장.사시 38회)는 지난 99년 연수원 졸업과 함께 삼성화재 법무실에 둥지를 틀었다. 연세대 화학공학과(85학번)에서 1년을 수학한 뒤 다시 학력고사를 치르고 같은 학교 법학과에 재입학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일상적인 법률자문이나 중요한 소송은 홍 변호사 몫이다. 지난 2000년에는 세무당국이 "인텔리전트 빌딩은 재산가치가 높은 만큼 세금을 30% 가량 더 내야 한다"며 삼성화재 본사와 강남사옥 등에 내린 중과조치에 반발, 직접 소송을 수행해 승소하기도 했다. (홍 변호사는 업계에 이슈가 되는 법률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려 해법을 찾는데도 열심이다. 지난 99년에는 사법연수원생들과 공동으로 "전자거래법학회"를 결성, 현재 업계에서 쓰이고 있는 인터넷보험 기본약관의 모태를 만들기도 했다.) 홍 변호사는 "오는 7월부터 배상물책임보험(P/L법)이 시행되면 제조업체들의 보험 가입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삼성화재는 이미 로펌 변호사들과 함께 'P/L법 연구회'를 결성, 효과분석 작업에 들어갔다"며 업계를 리드하는 면모를 보여 줬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