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보안장비 '대박 포착' .. 코디콤 등 대형계약 잇따라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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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R(디지털 비디오 레코더) 업체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말부터 각 업체가 앞다퉈 대형 계약을 발표하고 있다.
DVR 업체들은 저마다 올해 사상 최대 수준의 매출액과 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2002년은 '대박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DVR 업체들은 확신하고 있다.
DVR란 감시카메라가 잡은 영상을 디지털 기술로 저장하고 전송하는 장비다.
1997년께 첫 선을 보인 DVR는 수요가 기대만큼 빠르게 늘지 않아 '미래 보안장비'로만 여겨져 왔다.
이런 DVR가 최근들어 '큰 돈'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훠앤시스는 지난해 12월19일 일본 스미토모상사와 연간 3백만달러(원화 40억원 정도) 이상을 공급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훠앤시스가 지난해 올린 매출액(76억원) 50%를 넘는 규모다.
우주통신도 대규모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회사는 영국의 보안장비 판매업체인 일렉트로닉스라인UK에 DVR를 중심으로 한 보안장비를 연간 6백만달러어치 수출키로 했다.
또 에스엠아이티는 SKC&C를 통해 베네수엘라에 3백80만달러 어치의 DVR를 수출한다.
이 회사 제품은 베네수엘라 8개 시중은행에 설치될 예정이다.
DVR업종 리딩컴퍼니중 하나인 코디콤은 미국의 제너럴솔루션(GS)과 2천만달러 어치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지금까지 맺어진 계약중 가장 큰 금액이다.
코디콤은 미국업체에 5년간 DVR 전용보드와 소프트웨어를 수출한다.
또 경쟁회사인 성진씨앤씨도 미국업체와 1천만달러 규모의 공급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코디콤 성진씨앤씨 등은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75~1백5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훠앤시스는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2배 증가한 1백50억원으로 잡고 있다.
DVR 업체들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지난해 터진 '9.11 테러사건'에 힘입은 바 크다.
윤웅진 성진씨앤씨 대표는 "테러사건 이후 각국 정부기구와 공항같은 공공시설 및 대기업체 등이 올해 보안예산을 크게 늘려 잡았다"고 분석했다.
DVR 제조업체인 3R의 장성익 대표도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 추세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며 경기회복과 맞물려 CCTV의 대체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DVR 업체들의 앞날에 순풍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우선 DVR업에 신규 진출하는 회사들이 속출하면서 영업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텐트 제조업체인 지누스와 통신장비업체인 기라정보통신 및 일륭텔레시스가 DVR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컴씨 등 자체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과 저임금의 중국업체도 생겨나 이 시장에서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DVR 시장이 팽창하고 있지만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기술과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회사는 도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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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DVR
DVR(Digital Video Recorder)는 '디지털 영상저장 및 전송장비'로 번역된다.
건물 안팎이나 주차장의 보안상태를 점검하는데 주로 사용되는 장비다.
용도 면에선 폐쇄회로TV(CCTV)와 비슷하지만 작동방식은 크게 차이난다.
폐쇄회로TV는 감시카메라가 포착한 영상을 비디오테이프에 녹화해 VCR를 통해 판독하지만 DVR는 영상을 컴퓨터나 별도 단말기의 하드웨어에 저장한다.
DVR 영상이 폐쇄회로 TV보다 우수하며 검색이 용이해 DVR가 폐쇄회로TV를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에서 지난 1997년 DVR 상업화에 성공했으며 한국 제조업체들이 세계시장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