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가 한국을 바꾼다] 제1부 : (3) '카드안받기 수법 百態'

카드결제를 기피하는 업소들의 수법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사례는 고장을 핑계대는 경우. 카드기계가 고장났다며 뒷머리를 긁적이는 행위다. 공장에 들어가서 아예 없다는 경우와 조금 전에 고장났다는 경우가 있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지만 고장났다니 카드사용자로선 할 말이 없어진다. '욕은 순간이고 이익은 영원하다'는 말을 실천하는 가맹점이다. 은근슬쩍 카운터 밑에 카드기계를 숨겨두는 곳도 있다. 영세업소들이 주로 애용하는 고전적 수법이다. 카드 사용자가 요구하면 당연하다는 식으로 내놓고, 찾지 않으면 현금으로 받는다. '반신반의' 전법이다. 사용자들은 재삼재사 요구한 뒤 카드기계가 나오면 엄정하게 항의해 '재범'을 막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내일론'을 들고 나오는 곳도 있다. 오늘 가맹점 가입을 신청했는데 내일이면 승인된다며 당장은 현금으로 낼 것을 요구하는 뻔뻔형이다. 기계보다 신용카드에 문제가 있다며 우기는 곳도 있다. 승인이 안 떨어진다며 책임을 사용자에게 돌리는 예다. 이런 곳은 다른 카드로 그어봐도 안 되긴 마찬가지. 기계가 엉터리란 증거를 찾기 어려워 주인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 읍소형도 있다. 금액이 얼마 안되니 현금으로 내달라는 곳이다. 약국이나 소형 식당 등이 이런 곳이다. 업소 주인이 조금만 강하게 말하면 카드 사용자는 굴복하기 일쑤다. 차별형도 비일비재다. 현금 주면 할인해 주고 카드 주면 수수료 등을 추가하는 수법이다. 유흥업소들이 주로 사용한다. 결제카드를 붙여 놓고도 카드를 받지 않는다며 딱 잡아떼는 곳도 있다. 현금으로만 결제하겠다는 철판형이다. '크레디트 코리아' 조류에 역행하는 핵심사범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