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프롬 헬 (From Hell)'..英 연쇄살인범 실체는..

19세기말 영국 런던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 그는 10주동안 5명의 창녀를 잔혹하게 살해한후 자취를 감춘다. 그가 누구였고, 왜 연쇄 살인을 자행했는지는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그의 행적은 무수한 억측을 낳았고 잭 더 리퍼는 전설적인 살인범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프롬 헬(From Hell)'은 영국왕실이 잭 더 리퍼의 연쇄살인을 조종, 또는 방조했다는 가정에 근거해 만든 영화다. 영국 왕자가 창녀들에게서 성병에 감염됐고 왕실의 건강을 책임진 의사가 자신의 입지를 위태롭게 한 창녀들에게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1888년 런던의 뒷골목 화이트 채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푼돈을 받고 몸을 파는 젊은 여자들이 잇따라 피살된다. 발견되는 시체들은 난도질을 당해 수사관들 조차도 구역질을 할 정도로 끔찍하다. 화이트 채플 일대는 공포에 휩싸인다. 단서를 찾지 못한 경찰은 예지능력을 가진 경찰 프레드 애벌린(조니 뎁)에게 사건을 맡긴다. 프레드는 사건의 배후에 거대한 권력이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다. '프롬 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영화세트와 의상이다. 빅토리아시대 런던 뒷골목의 너저분하고 음습한 모습, 그리고 사치스런 드레스에서부터 거지들의 복식까지 당시의 의상이 실감나게 재현됐다. 하지만 감독(휴즈 형제)은 심리 스릴러와 공포물 사이의 어정쩡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영화를 지적 만족감도, 짜릿한 공포도 맛볼 수 없는 범작으로 만들고 만다. 15일 개봉. 18세 이상. 이정환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