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亞 부동산경기 '봄 기지개'

빈사상태에 빠져 있던 아.태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한 숨을 돌리고 있다. 경기호조와 저금리로 뭉칫 돈이 부동산에 몰리면서 사무실 임대료가 서서히 꿈틀거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지난 몇년동안 사상초유의 부동산 가격 폭락을 맛봤던 아시아 금융 중심지의 하나인 홍콩과 싱가포르에선 "최악은 끝났다"는 안도감이 감돌고 있다. 도쿄 서울 상하이 방콕 등의 부동산 시장 역시 활기가 넘친다. 사실 최근 수년 동안 이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기나긴 겨울을 견뎌야 했다. 추위는 수요와 공급 두가지 측면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체감온도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싸늘했다. 경기침체로 수요는 급격히 줄어든 반면 호경기 시절에 짓기 시작한 건물이 잇따라 완성됐다. 블록마다 주인을 찾지 못해 장기간 비워진 사무실은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홍콩의 경우 지난해 4.4분기에 중심업무지역 사무실의 임대율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8%나 떨어졌다. 지난해 3.4분기의 임대율은 전년동기대비 8.6% 감소했다. 한 분기(3개월)만에 사무실 임대율이 무려 9.4%포인트나 급락한 셈이다. 이는 단기간 하락폭치고는 너무 크다. 임대율 하락은 당연히 임대료 폭락으로 이어졌다. 중심 업무지역의 사무실 임대료는 지난 한햇동안 평균 6.4% 떨어졌다. 올들어서는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 가격의 하락행진이 주춤해지고 있다.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반등의 기미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존스랑 라살레의 티모시 벨만 컨설팅팀장은 "경기가 급격히 호전되고 있어 홍콩과 싱가포르의 부동산 시장이 빠르면 올해 2.4분기중, 늦어도 내년에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아.태지역의 "성장엔진" 상하이의 부동산 시장은 가장 역동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다.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중국의 국제무역기구(WTO)가입으로 인해 창출되는 신규 수요는 이를 흡수하고도 남을 전망이다. 신개발지역이자 푸둥(浦東) 맞은편에 위치한 푸시(浦西)지역의 경우 지난 1999년말 사무실 공실률이 무려 40%에 달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난해말엔 사무실 공실률이 16%로 뚝 떨어졌다. 물론 공급급증에 따른 불안감도 없지 않다. 부동산특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건축업자들이 공급을 너무 늘릴 경우 수요가 미처 따라가지 못해 부동산 공황이 불어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