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선후보 경선] '제주경선 표정'..한화갑 후보 "선거는 해봐야"

9일 치러진 '한국판 뉴햄프셔' 제주지역 경선에서 한화갑 후보가 근소한 표차(3표)지만 이인제 후보를 누르고 승리,이변을 낳았다. 이날 오후 6시 김영배 선거관리위원장이 공식 개표 결과를 발표하자 한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선 "역시 선거는 해봐야 한다"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한 후보도 "여론조사의 허구성을 낱낱이 증명해 보였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이인제 노무현 후보진영에선 '의외'란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 측근 의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이인제대안 부재론'이 드러날 것"이라 자위했고,3위에 그친 노무현 후보는 "나의 상대는 이인제 후보다"며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제주경선에선 투표당일 연설이 승패를 갈랐다는 평이다. 남제주군에서 운수업을 하는 임창선씨(36)는 "모 후보를 찍을 생각이었는데 당내 경선에서까지 다른 후보를 비방하는 모습에 실망해 1순위를 바꾸었다"고 말했다. 송유창씨(30)도 "연설내용의 설득력과 공약의 현실성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제주에서 1위를 차지한 한화갑 고문의 경우 투표장 연설에서 상대후보의 비방을 자제하고 '반갑수다' '고맙수다' 등 제주도 사투리를 사용,친밀감을 자아냈다. ○…제주경선에서 전체 선거인단의 15%에 달하는 1백17명이 투표에 불참한 것과 관련,한 관계자는 "비당원 공모선거인단의 불참률이 높은 것 같다"고 전했다. 선거인단 모집과정에서 자발적 참여대신 연고를 활용한 조직동원이 기승을 부린 부작용이란 분석이다. 제주=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