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선후보 경선] 이인제 '대세론' 예상밖 주춤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전이 예측불허의 혼전양상을 띠고 있다. 당초 여론조사 결과 확고한 선두가 예상됐던 이인제 후보가 제주와 울산에서 각각 2,3위에 그치는 등 '이인제 대세론'에 일단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여기에 노무현 후보가 텃밭인 울산 '수성'에 성공하며 종합성적에서 1위로 올라섰고 한화갑 후보는 제주에서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울산에서도 4위를 기록하며 나름의 탄탄한 조직기반을 과시했다. 노무현 후보는 두곳 경선에서 모두 4백23표를 얻어 3백94표를 얻는데 그친 이인제 후보를 29표차로 앞섰다. 정동영 고문은 높은 대중성을 표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한계를 노정했고 김근태 유종근 후보는 경선 초반부터 '2약'으로 추락했다. ◇초반 경선양상=이인제 후보는 초반 대세장악에 심혈을 기울여왔던 만큼 대세론 확산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 후보진영은 제주와 울산 광주 대전 충남 강원지역에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었으나 일단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인제 후보는 "선거인단 수가 적어 조직동원이 반영된 것 같다"(제주),"지역의 벽이 높았다"(울산)며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었지만 초반 부진에 당혹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이 후보의 경우 한화갑 후보와 동교동계 등 지지기반이 일정부분 겹쳐 '한 후보 선전=이 후보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때문에 노무현 후보 진영은 "우리 힘으로 이 후보의 제동을 걸기는 쉽지 않은데 한 고문이 대신 제동을 걸어주면 바람직한 구도"라며 낙관론을 폈다. 김중권 후보의 경우 제주 8.2% 득표에 이어 울산에서도 선전함으로써 향후 추격전의 발판은 마련했다는 평이다. ◇향후 전망은=초반 판세는 여타 지역 선거인단의 표심을 상당히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갑 후보의 한 측근은 "인물은 괜찮은데 호남사람이어서 안된다는 '호남패배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아직 속단은 금물이다. 제주의 경우 한화갑 후보의 탄탄한 조직력이 위력을 발휘한 측면이 있으며 울산은 영남출신인 노 후보의 선전이 예상됐던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주(16일)와 대전(17일) 투표 결과까지 나와봐야 경선전 초반의 후보간 우열이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후보간 혼선양상으로 선호투표제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김성호 의원은 "선호투표에서 1순위 1위가 뒤집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울산=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