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간 기증한 未婚의 딸 .. 홍빛나씨
입력
수정
간암으로 투병중인 청각장애인 아버지를 위해 미혼의 딸이 자신의 간을 기증,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12일 아버지 홍영희씨(54·보청기 수입상)에게 자신의 간을 기증하기 위해 이식수술을 받은 맏딸 빛나씨(26·한림대 사회복지대학원 청각학 석사)가 주인공.
홍영희씨는 공무원 재직중 매년 두차례 있는 신체검사에서 간 질환 의심으로 정밀검사를 권유받았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퇴직 후인 2000년말 삼성서울병원에서 간경화 말기를 선고 받았고 곧 간암으로 악화됐다.
처음에는 부인 김정희씨(49)가 자신의 간을 남편에게 이식하려 했으나 김씨의 몸이 약한 데다 간이식 수술을 받기에는 나이도 많았다.
이렇게 되자 큰 딸 빛나씨와 작은 딸 하나씨(24)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버지를 위해 자신들의 간을 이식하겠다고 나섰고,조직검사와 가족회의를 거쳐 빛나씨가 이식수술을 받기로 한 것이다.
국내 청각학 박사 1호를 꿈꾸는 빛나씨는 "아직 미혼인 데다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지만,수십년 청각장애로 힘든 몸으로도 잘 키워주신 아버지에 대한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