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6.23%대로 상승, "美 경기회복 촉각"

미국의 경기호전 경계감과 주가 강세로 금리가 상승 전환했다. 경기회복에 따른 채권값 하락 불안감이 작용, 거래도 뜸하게 이뤄지는 등 장세가 취약하게 흘러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주 역시 미국의 소매판매 동향 등 경제지표 발표와 맞물리며 미국 시장과 동조화가 강화되는 '경기장세'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1%포인트 상승한 6.23%를 기록했다. 6.18%까지 내렸지만 강세를 지켜내지 못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오전중 6.20% 이하에서 하락세를 보였으나 통안채 입찰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가 돌며 보합권으로 복귀했다. 이후 장 막판들어 주식시장도 보합권에서 벗어나 2% 넘게 상승하자 상승세를 완전히 굳혔다. 5년 만기물은 6.94%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회사채 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AA-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7.00%로 0.01% 올랐다. 그러나 BBB- 등급 수익률은 11.11%로 0.02%포인트 하락했다. 국채 선물도 장중 강세를 유지하다 장 후반 약세로 돌아섰다. 3월물은 전날과 같은 104.37로 마감했다. 6월물은 102.98로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거래량은 각각 1만1,612계약, 3만8,993계약으로 6월물이 3월물을 앞질렀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854계약, 2,400계약 순매도한 반면 은행과 투신사는 1,129계약, 2,723계약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날 한국은행의 통안채 입찰에는 최근의 불안한 투자 심리가 그대로 반영됐다. 오전중 1년물 1조원 입찰에서는 8,250억원만 금리 연 5.15%에 낙찰됐으며 오후 91일물 1조원 입찰에서는 전액이 금리 연 4.48%에 낙찰됐다. ◆ 미국 채권 시장과 동일한 궤적 = 전날 미국 채권 수익률은 도매 재고 감소에도 불구하고 장중 큰 폭 하락세를 보였지만 약세를 보이던 주가가 보합권으로 복귀하자 하락 폭을 좁혀 마감했다. 이번주 소매판매, 산업생산,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제지표와 앨런 그린스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위성 연설을 앞두고 경기 관련 불안 심리가 팽배, 장세가 취약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최근 주식시장의 채권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크게 감소했으나 이날은 장 막판 주가가 강세로 전환하자 금리가 상승, 경기 관련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것을 방증했다. 시장에서는 입찰에 따른 부담도 제기됐으나 사실 이날 입찰물량 2조원은 향후 4주간의 통안채 만기물량을 고려하면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이번 주 통안채 만기는 7,100억원이 불과하지만 이달 마지막 2주 동안 3조5,450억원, 다음달 2주 동안 4조2,600억원의 통안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정도면 오히려 지난 달 금리 급락 때보다 유동성은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경기 호전 전망이 시장의 주요요인으로 부상하며 유동성 호재를 누르고 있다. LG투자신탁운용의 최원녕 과장은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채권 시장이 이를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주말까지는 미국의 경제 지표를 기다리며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유승곤 애널리스트는 "시장에 금리인상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며 "투자 심리가 호전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애널리스트는 "3년물 국고채권 금리가 6.28%까지 올라갔을 때 대기 매수세가 곧 나왔다"며 "단기 급등 후 조정을 받는 모양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