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뉴트렌드] '뉴 파워'로 급부상..'작지만 강한' 투자자문사 빅7

'작지만 강한 기관투자가' 증권업계는 요즘 투자자문사를 이렇게 부른다. 투신권 등에 비해 몸집은 작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연기금 은행 보험사 등 대형 금융기관 자금의 아웃소싱(위탁운용)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선에셋 메리츠 B&F 등 '빅7'의 파워는 투신권을 능가한다고 증권업계는 평가한다. 이들 빅7이 움직이는 운용자산은 현재 2조원을 넘는다. 이 돈을 1백% 주식에 투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형 투신사의 운용자금과 맞먹는다. 이들 투자자문사의 강점은 운용능력.기존 투신권보다 한수 위로 평가받는다. '빅7'의 대표는 한국투신 현대투신등에서 10∼20년간 주식투자 경험이 있는 백전노장들이다. CEO(최고경영자)겸 펀드매니저인 이들은 지난 93∼94년과 98∼99년의 대세상승기때 증권가를 풍미했던 스타급 전문가였다. 올들어 연기금 보험에 이어 은행마저 자체 주식운용을 축소하는 대신 자문사로의 아웃소싱을 늘리고 있다. 그 결과 빅7은 1년여만에 증시의 '작은 거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투자자문의 새 지평을 연다=이들 '빅7'은 투자자문사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 '증권사 브로커 출신들이 전주(錢主)와 손을 잡고 개인의 큰손을 상대로 영업한다'는 기존의 이미지를 씻어내고 있다. 특정 개인의 '감'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리서치 조직,철저한 팀워크 플레이,기업탐방 등 '미니 투신사'로 간주된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대표는 "연기금등 큰 기관들이 이제 자산운용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선진형 에셋매니지먼트(Asset Management)가 국내에도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왜 투자자문인가=이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연기금등 기관의 아웃소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 지난 99년 '대우채펀드'충격이 있기 전까지는 한국투신등 기존 투신사들이 연기금 은행 보험 등의 아웃소싱을 독차지했었다. 그러나 그후 기존 투신사들의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빅7'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돈을 맡기는 기관의 입장에서 보면 맞춤식 운용이 가능하다는 게 매력이다. 투신사 펀드는 코스피 지수를 쫓아가는 등 천편일률적으로 운용된다. 이에반해 투자자문의 일임펀드는 각 기관이 직접 운용지침을 정할 수 있다. 김석규 B&F 대표는 "고객이 운용 전반을 지시할 수 있는데다 전문가들의 조언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금융사에 어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운용 노하우 및 능력도 뒷받침되고 있다. 펀드매니저의 경력이 적게는 10년,많게는 20년된 베테랑들로 이뤄졌다. 이는 수익률에서 확인된다. 작년 하반기 설정된 펀드수익률이 대부분 50∼60%를 넘는다. 안효문 선에셋 대표는 "운용 능력도 능력이지만 수익률은 회사의 존폐가 걸린 만큼 유망종목 발굴을 위해 일요일에도 출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높아가는 영향력=투자자문사가 굴리는 1백억원은 1천억원에 버금가는 시장 영향력을 가진다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연기금등은 아웃소싱뿐만 아니라 주식운용을 직접 하고 있다. 이들은 자문사의 운용내역을 매일 체크하고 보고도 받는다. 자문사의 운용을 벤치마크한다는 것.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2월초 한국통신의 급등세,최근 한달여만에 2배가 오른 삼성SDI 등은 자문사들이 개발한 종목"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