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장세 대비, "저가 대형주 겨냥"

증시가 닷새째 오름세를 이으며 23개월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시장은 엿새 연속 오르며 89선을 돌파했다.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12조원대 후반의 고객예탁금, 그리고 투신권 자금유입을 바탕으로 기관과 개인이 동반 순매수가 외국인 매물을 받아냈다. 전날 트리플위칭데이 만기 프로그램 매수 상승폭 부담으로 10P 가량 하락출발했지만 장후반 투신권의 공격적 매수가 들어오며 상승전환에 성공했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2,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며 상승폭 확대를 가로 막았다. 최근 8거래일 동안 모두 1조1,3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경계감을 불러 일으켰다. 프로그램 매물이 2,000억원 이상 나왔으나 장후반 선물 베이시스가 콘탱고로 전환, 순매도 규모는 300억원 미만에 그쳤다. 이에따라 6,000억원 규모의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향후 부담으로 남게됐다. 거래가 크게 늘어 7억1,089만주와 5조3,386억원이 손을 바꿨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저금리와 부동산경기 위축으로 자금이 갈 곳이 없어 증시 자금 유입이 지속중”이라며 “상승기조에 대한 근본적 의구심이 없는 한 크게 밀릴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김팀장은 “외국인 매도세가 부담스럽지만 매도세로의 기조적 전환으로 판단하기는 힘들고 아직 까지는 견딜만한 수준”이라며 “프로그램 매물 압박을 받는 블루칩보다는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중가권 우량주 위주의 대응을 권한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대우채 만기분이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전환되고 고객예탁금 증가 등 유동성 보강으로 외국인 매물을 무난히 소화했다”며 “개인과 기관의 주식 보유비중이 각각 8%와 4.5%에 불과해 추가 매수 여지는 많다”고 말했다. 조연구원은 “1/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을 징후가 강해 현 주가를 받칠 수 있을 것”이라며 “저평가 중소형주와 저가대형주의 레밸업 기대가 높고 증권, 보험 등 3월 결산 법인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책임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 지속 가능성,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고 부담, 그리고 개인 물량 출회 가능성 등으로 수급여건은 좋지 않지만 유동성이 워낙 풍부해 크게 밀릴 가능성은 적다”며 “미국 증시 추이와 다음주 기업의 1/4분기 예비실적이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5일 종합주가지수는 860.36으로 전날보다 3.50포인트, 0.41% 올랐다. 이날 지수는 난 2000년 4월 10일 870.17을 기록한 이래 최고치다. 소형주가 3% 이상 올라 오름폭이 컸다. 코스닥지수는 89.36으로 1.87포인트, 2.14% 상승하며 18개월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공사 등 핵심블루칩이 외국인 매도로 약세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은행,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이 올랐고 현대차, 기아차, 삼성SDI,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일부 중가권 우량주 선전이 돋보였다. 전날 분식회계 관련 제재를 받은 13개 업체중 한화를 제외하곤 대부분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코스닥시장 지수관련주의 오름폭이 컸다. 강원랜드, 국민카드, 기업은행 등이 지수를 받친 가운데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후발 통신주가 10% 이상 급등했다. LG홈쇼핑, CJ39쇼핑 등 홈쇼핑주도 9~12% 솟구쳤다. 반면 최근 상승한 엔씨소프트, 씨엔씨엔터, 정소프트 등은 차익매물로 내렸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에서 2,078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시장은 421억원 순매수했다. 기관과 개인은 외국인과 방향을 달리했다.거래소에서 각각 1,369억원과 628억원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시장은 각각 51억원과 106억원 차익실현했다. 이날 두 시장에서 오른 종목수가 모두 1076개를 기록, 하락 495개의 두배 이상이었다. 한경닷컴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