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6일자) 투자환경 '꼴찌' 언제나 면할까
입력
수정
서울의 외국기업 투자환경이 홍콩 싱가포르 도쿄 상하이 등 경쟁상대인 주요 아시아 도시중에서 가장 나쁘다는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보고서는 그 내용이 너무도 귀에 익은 것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충격을 더하게 한다.
스위스 IMD(국제경영연구원) 국제경쟁력 비교 등 비슷한 지적이 수도 없이 되풀이됐지만 개선된 것이 없기 때문에 또 똑같은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면 그 심각성은 자명해 진다.
이 보고서는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 외환거래 규제철폐, 국가이미지 개선, 소득세율 인하, 실용적인 영어교육 등을 핵심 개선과제로 꼽고 있다.
여러차례 지적됐던 사항들로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경제5단체가 공감을 표시한 것만 보아도 그러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는 노동시장 개혁임에 분명하다.
회사형편에 따른 탄력적인 고용조정은 기업활동에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현지 상관행과 법제도에 익숙하지 못한 외국기업 입장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관계당국은 경직된 노동시장과 전투적인 노조가 외자유치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서둘러 강구해야 마땅하다.
이미 1단계 외환자유화가 단행됐고 2단계 조치가 임박한 지금 외환규제 철폐를 건의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공식적인 자유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기업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규제는 여전하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정부는 이런 괴리현상이 다른 분야에서도 적지 않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인적자원이 우수하고 통신 교통 등 사회간접자본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그리고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이 이웃하고 있어 외자유치에 어느 곳과 비교해 보더라도 유리한 여건이다.
이같은 장점을 살려 서울을 말그대로 아시아경제의 중심적인 비즈니스 센터로 키우려면 이번에야말로 이 보고서가 지적한 문제점들을 확실하게 개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