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포커스] 구조조정전문회사 실태조사 착수

봄 기운이 충만하다. 서둘러 찾아온 봄은 새출발도 서두르라고 재촉하는 듯 하다. 지금 경제분야에서 새출발의 계기를 찾자면 단연 하이닉스 문제다. 하이닉스반도체 협상과 TV연속극에는 공통점이 있다. 곧 결말이 날 듯하면서 질질 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지루한 하이닉스 드라마도 이번주에는 '진짜로' 결론이 날 듯 하다. 협상을 마치고 17일 돌아온 이연수 외환은행 부행장 등 채권단 관계자들의 발언에서 결단의 순간이 임박했음이 느껴진다. 전체 채권단 회의 없이 외환 산업 등 주요 채권은행의 동의만으로 마이크론측과 MOU를 체결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8일부터는 구조조정전문회사(CRC)에 대한 실태조사가 시작된다. 2주간 계속될 이번 실태조사에는 금융감독원도 참여한다. 봄맞이 대청소를 하듯 기업구조조정과 관련된 위법사실들을 털어내겠다는 게 당국의 의지다. 19일에는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 주재로 은행장회의가 열린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금융사고 방지대책이 주 의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감원은 앞으로 금융사고도 은행경영평가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19일(현지시간) 열린다. 그동안 11차례에 걸친 조정으로 연 1.75%까지 떨어진 연방기금금리가 상향조정될 지가 초점이다. 월가에서는 빠르면 이번에,늦어도 5월 FOMC에서는 금리인상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가 예고돼 있다. 철강 수출국과 EU(유럽연합)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미 정부는 세이프가드 발동을 강행할 태세다. 다만 최근 폴 오닐 미 재무장관 등이 철강수입 제한에 부정적 견해를 밝히고 있어 그 강도는 다소 누그러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주중에 관심을 갖고 지켜볼 사안으로는 노사문제가 있다. 발전노조의 파업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말 공무원노조가 출범했다. 또 18일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의 발전노조 연대파업 찬반투표,20일에는 서울시 지하철노조 집행부 선거 등이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이번주는 올해 춘투의 수위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역시 민주당 경선이 최대의 관심사다. 기선을 제압한 노무현 후보의 대안론에 이인제 후보측의 대세론이 반격에 나설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한편 21일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주기다. 한국의 기업사에 큰 족적을 남긴 고인을 기리는 행사가 다양하게 준비되고 있다. 1회성 행사로만 끝낼 게 아니라 '기업가(起業家)' 정신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임혁 경제부 금융팀 기자 limhyu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