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순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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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펀더멘털, 재료 등 증시 여건이 대부분 우호적인 신호를 내고 있다.
최근 기관이 물밀 듯이 들어오는 자금으로 시장을 탄탄하게 받치고 있다. 개인은 사상 최대 규모의 고객예탁금을 바탕으로 조정시 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도 대규모 매도 공세를 일단락 짓는 모습이다.
국내외 경제지표가 호조를 가리키며 뚜렷한 회복 국면에 접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고 수출에서도 완만한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우차, 하이닉스 등 2년이 넘게 국내 경제와 증시의 발목을 잡아왔던 구조조정 현안이 매각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세부 조건과 무관하게 신용도 향상, 불확실성 제거, 외국인 매수유도 등으로 투자심리에 기여할 전망이다.
증시는 이 같은 수급과 펀더멘털의 힘으로 종합지수 900과 코스닥지수 100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감도 만만치 않지만 고점 테스트에 나설 공산이 크다.
실적대비 저평가 종목 발굴에 주력하는 한편 은행, 자동차 등 구조조정 관련주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기전자 등 수출 관련주 비중을 확대할 시점으로 보인다.
◆ 과열경계 vs 랠리지속 = 종합지수와 코스닥지수가 다시 연중 고점을 높였다. 종합지수는 900선을 불과 10포인트 앞두고 있고 코스닥지수는 여드레째 강세를 유지했다.
주변 여건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낙관론이 팽배해 있다. 유동성과 투자심리, 경기회복 속도를 고려하면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린다는 지적이 많다.
급등에 따른 경계와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은 점이 악재라면 악재다. 현 지수대가 경기회복을 앞당겨 반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심리도, 거래대금, 이격도 등 각종 기술적 지표가 과매수 신호를 내고 있어 추가상승을 위해서라도 조정이 어느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증시는 단기 조정을 거치더라도 추가 상승을 도모할 것으로 관측된다. 종목간, 업종간 돌고 있는 순환매를 준비하기보다는 실적을 기준으로 한 종목 발굴에 집중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
지난해 뚜렷한 실적을 내놓은 기업의 경우 이미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만큼 1/4분기 실적호전 종목의 오름폭이 클 공산이 크다. 이달 말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을 놓고 한바탕 '대회전'이 치러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적주와 더불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수출관련주의 경우 반도체, 전기전자 등 먼저 살아나고 있는 업황 위주로 접근하고 기관 선호 업종대표주에 대한 관심도 놓지 말아야겠다.
◆ 구조조정, 관심 집중 = 대우차 채권단과 GM의 매각 협상이 상승 페달을 밝고 있다. 지지부진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하이닉스 메모리부문 매각과는 '속도감'이 다르다.
전날 대우차 채권단이 자산매각 대금을 12억달러 규모로 합의했다고 밝힌 데 이어 19일엔 대우차 사장이 직접 나서"GM과 맺은 MOU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음달 초라도 본계약 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중요사항에 대한 협의는 마무리됐고 현재 재정자문과 법률자문이 실무적인 문제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독자생존 방안에 미련을 두고 있으나 매각협상을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한보철강 매각협상은 이번주 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보철강 인수낙찰예정자로 선정된 AK캐피탈과 채권단간 세부 협상이 대부분 타결됐다.
증시는 구조조정 현안 타결을 반겼다. 대우차판매가 이틀째 상한가를 내쳤고 동양기전 등 자동차 관련주가 대부분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보철강은 사흘만에 반등했다. 반면 하이닉스는 비메모리 부문 경쟁력 우려 등으로 사흘째 하락했다.
대우차 처리는 무수한 부품업체와 현대차,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투자 촉진과 업계 개편을 불러올 것이다. 아울러 이달 말로 예정된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수출회복 조짐, 미국 FOMC 주목 = 내수 중심의 경기 부양책이 성공적으로 반영되면서 과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내수관련주가 급등한 가운데 수출 회복이 증시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달 15일까지 수출은 54억8,40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수출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4월 이후에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수출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메릴린치와 살로먼스미스바니가 미국 경제가 이번 분기에 전 분기에 비해 5% 내외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화요일 미국에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FOMC에서는 금리 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정책 발표문이 관심거리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정책기조가 '완화'에서 '중립'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경기회복이 탄력을 받음에 따라 다음 FOMC를 앞두고 금리인상에 대한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측된다.
FOMC의 정책기조 변경은 이미 뉴욕증시를 통해 어느 정도 반영돼 있는 데다 최근 국내증시와 뉴욕증시와의 연동성을 고려할 때 별다른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