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포커스] 김준형 <한국폼텍 대표> .. 프린터 라벨용지시장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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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오히려 즐기는 편입니다.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린터용 라벨용지 시장이 없는 열악한 조건에서 과감히 뛰어들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프린터용 라벨용지 전문기업인 한국폼텍의 김준형 대표(38)는 이번 겨울에 또 하나의 도전을 했다.
골프 스키 등 운동을 좋아하는 김 대표는 스노보드를 배웠다.
스노보드를 하기엔 늦은 나이라고 주위에서 말렸지만 그는 몸을 아끼지 않았다.
수백번을 넘어지며 엉덩방아를 찧었지만 마침내 그는 스노보드를 타고 멋지게 슬로프를 내려왔다.
김 대표의 이런 행동에서 그의 기업경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지난 1996년 회사를 설립할 때만해도 국내에 프린터용 라벨용지 시장은 아예 없었다.
그야말로 시장을 만들어가야 하는 도전 그 자체였다.
현재는 컴퓨터 보급과 함께 명함 주소록 엽서 카드 포토스티커 등 각종 라벨을 디자인하고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됐다.
예를 들면 기업의 고객관리 부서는 고객에게 우편물을 보내기 위해 일일이 주소를 쓰거나 인쇄한 뒤 오려 붙이곤 한다.
하지만 한국폼텍의 소프트웨어와 용지를 이용하면 손쉽게 일을 끝낼 수 있다.
이 회사의 사진전용 용지는 사진을 인화하는 것과 같이 컬러프린터로 인쇄할 수 있다.
또 양면테이프 코팅필름 등 각종 사무용 제품을 시장에 속속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시장 개척이 만만하지는 않았다.
영업사원들이 제품을 들고 용산 전자상가를 두드릴 때 잡상인 취급을 받기도 했다.
제품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이다.
월 매출 1천만원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김 대표를 비롯한 한국폼텍 전 직원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기술개발의 산실인 중앙연구소의 지속적인 연구는 품질을 높였다.
새로운 제품 개발로 시장을 이끌어 갔다.
그 결과 지난해에 매출액 53억원, 당기 순이익 12억원을 달성했다.
한국폼텍 직원들은 다음달 해외여행을 떠난다.
월 매출이 1천만원일 때 김 대표는 매출이 50억원에 이르면 해외여행을 시켜주겠다고 약속했었다.
김 대표는 "생각보다 빨리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 준 직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국폼텍은 올해 새로운 도전을 한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의 수출에서 벗어나 자사 브랜드(Formtec)로 미국 수출을 시작한다.
그동안 미국 바이어를 초청해 생산설비, 생산공정을 보여주며 마케팅전략 등을 홍보해 왔다.
김 대표는 "우리의 브랜드 전략은 무엇보다 뛰어난 품질"이라며 "저렴한 가격은 브랜드 경쟁에서는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품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031)982-4952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