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의 'Feel 골프'] 아마추어 골프에 '커트 선'을 설정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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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일요일 아침.
당신은 즐거운 마음으로 골프장을 향한다.
날씨 좋고,컨디션 좋고! 머리 속은 '베스트 스코어'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결과는 당신이 더 잘 알 것이다.
이번 일요일에도 우리들 골프는 언제나 그렇듯 '역시나 골프'로 끝이 난다.
자,그러면 '역시나 골프'를 벗어날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세상에 안되는 건 없다.
해답은 도처에 존재하는데 그 중 최고의 방법은 '프로들과 같이' 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프로 스타일로,프로대회와 같은 형태로 플레이하라는 얘기다.
무슨 뜻인가 하면 자신의 골프에 '커트 선'을 설정하라는 것이다.
프로들은 2라운드까지의 스코어로 3라운드 진출 여부를 가린다.
커트를 통과하면 돈을 버는 것이고,커트를 미스하면 보따리를 싼다.
커트를 통과하느냐 마느냐는 프로로서의 자격,실력이 있느냐 없느냐를 상징한다.
따라서 프로들은 우선 '커트를 통과하는 골프'를 한다.
1∼2라운드에서는 커트 통과를 최우선 목표로 '관리 골프'를 한 후 3라운드부터 승부를 거는 것.
아마추어골퍼도 그와 똑같은 골프를 하면 된다.
18홀 플레이에 그치는 아마추어는 9홀쯤에 '커트 선'을 설정,그 커트를 통과하는 골프를 하는 것이다.
당신의 핸디캡이 16이라면 9홀을 8오버파인 44타로 막는 것이 정상.
그러면 당신의 9홀 커트 선은 44타이고,좀 더 잘치고 싶으면 42∼43타 정도로 설정해도 된다.
핸디캡에 따른 커트 선 설정도 좋지만,그날 동반자들 실력이 비슷하다면 공통적인 커트 선을 정해 놓는 것도 좋다.
그날 골프에 커트 선을 설정하면 아마추어골프 최대의 적인 '무리한 골프'가 예방된다.
아마추어들의 스코어가 나빠지는 것은 어떤 홀에선가 트리플보기 이상으로 무너지기 때문.
그런데 그같은 트리플보기들은 보기가 불가피한 홀에서도 파만을 잡으려고 무리하는 데 기인한다.
만약 커트 선이 있으면 아마추어들도 절대 무리하지 않고 '관리 골프'를 할 것이다.
무리하다가 왕창 망해서 커트 미스를 하는 것보다는 '보기 홀에선 보기를 하는 식'으로 한 타 한 타를 아끼는 골프를 하게 되는 것.
커트 선은 언제나 자신의 실력에 맞게 설정되기 때문에 무리하지만 않으면 누구나 커트 통과가 가능할 것이다.
커트 통과의 의미는 그날 자신의 '핸디캡대로' 스코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으로 핸디캡만큼만 치면 보나마나 당신이 승자가 된다.
9홀에 커트 선을 설정,커트를 미스하는 골퍼에게 가장 가혹한 벌을 내리는 룰.동반자들과의 골프에 그같은 룰을 만들어 놓으면 플레이 자체가 더 없이 단단해질 것이다.
본지 객원전문위원·골프스카이닷컴 대표 hksky@golfsk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