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존경받는 기업 2위 사우스웨스트항공 .. '유머경영'이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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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은?
경제전문지 포천은 GE 월마트 마이크로소프트 홈디포 씨티그룹 인텔등 각 분야의 최고 기업들을 존경받는 기업 10위안에 올려놓고 있다.
그러나 '동업종 최고'가 아닌 기업이 10위권안에 유독 하나 끼어있다.
그것도 1위인 GE에 이어 2위에 랭크되어 관심을 끈다.
이 두번째로 존경받는 기업은 바로 사우스웨스트항공.
국제노선 없이 미국내 59개 대도시만 운항하는 미국내 4~5위권의 항공사다.
지난해 테러의 후유증으로 대형 항공사들의 파산설이 나도는 가운데에도 최근 4천명의 신규 고용계획을 발표하는등 요즘 미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71년 설립,이제 30년을 겨우 넘긴 새내기 항공사의 놀라운 성장비결은 무엇일까.
분석가들은 공동창업자이자 CEO 겸 회장을 맡고 있는 허브 켈러의 '유머경영'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경쟁업체와의 노선권을 팔씨름으로 결판내고 점잖은 오찬석상에 가수 엘비스 복장으로 등장하는등 괴짜인 켈러 회장은 "비즈니스는 재미있을 수 있고 또 재미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켈러 회장은 직원 채용기준으로 '유머'를 가장 중시한다.
누구나 가면을 쓰고 출근한다면 평소와는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바로 그런 '다른 점'이 회사를 더 좋게 만들어주는 창의력의 바탕이라는 생각이다.
유머가 있는 직원들은 맹목적인 복종이 아닌 자발적인 책임을 중시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실제 승무원들이 기내 안전수칙을 랩으로 방송하면서 승객들의 주의를 끌기도 했으며 할로윈 축제때는 요란한 분장으로 승객을 맞기도 했다.
접수된 고객불만에 대해 무려 8쪽이 넘는 사과문을 보내 고객을 당황하게 만드는등 재미난 일화가 셀 수 없을 정도다.
유머가 있고 창의적인 직원들에 대한 최고대우도 잊지 않는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경영진들은 항공업계 경영진들의 평균 임금보다 30% 정도 적게 받지만 종업원들은 항상 최고수준을 보장해준다.
경영이 아무리 어려워도 거의 해고를 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종업원에 대한 최고대우는 생산성향상으로 이어진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자랑인 '가장 싼 요금과 정시도착'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바로 종업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자기 몸을 아끼지 않는 노력이다.
신속한 이착륙과 서비스제고를 위해 기장까지 청소에 나서고 사무직원들도 화물을 옮기는등 기존 항공사가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방법이 동원됐다.
'유머경영'이 신생회사를 30년만에 '고객불만이 가장 적은 항공사' '사고없는 항공사' '시간 잘 지키는 항공사' '짐 분실 없는 항공사'의 명예를 가져다 준 것으로 평가된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