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국회의원 賞주는 美 商議

'미국 상공회의소'는 3백여만개의 기업이 회원에 가입한 미국에서 가장 큰 경제단체다. 행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답게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기업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각종 행사와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20일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기업정신(Spirit of Enterprise)'시상식도 상의가 기업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 이날 시상식은 작년 한햇동안 주요 법안 처리과정에서 친(親)기업적인 투표를 많이 한 국회의원들에게 상의가 상패를 주는 자리였다. 수상자는 하원의원 2백33명,상원의원 53명 등 모두 2백86명.전체 상하의원 5백35명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수상자가 많은 것은 절대평가를 했기 때문이다. 평가기준은 기업활동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경제관련 법안중 70% 이상에 대해 친기업적으로 투표했는지의 여부다. 10개 법안중 7개 이상에 대해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쪽으로 투표한 의원이라면 이 상을 받을 수 있다. 모든 법안을 대상으로 평가하지는 않는다. 규제개혁 조세감면 국제무역자유화 등 기업의 이익이나 경영환경을 좌우할 주요 법안이나 정책만을 대상으로 삼는다. 친기업적인지 아닌지의 판단은 상의 입장을 기준으로 한다. 상의는 경영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이나 정책에 대해 회원사들을 대변해 명확한 입장을 미리 발표하기 때문에 그 입장이 곧바로 의원들의 성향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친기업적인 의원에게 상패만 주는 게 아니라 순위도 매긴다. 한햇동안의 의정활동을 종합해 기업을 위해 열심히 일한 의원순으로 등수를 매겨 공개한다. 모든 의원이 이 시상식에 관심을 갖는 건 아니다. 하지만 상의를 통한 미국 기업인의 국회의원 평가는 14년째 계속되고 있다. 토머스 도나휴 회장은 시상식에서 "재계는 기업과 그 기업의 종업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법안이 만들어지도록 의정활동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선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재계의 평가여부로 논란이 빚어지고 있지만,미국 재계는 개별 의원들에 대해서까지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