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채권운용 아웃소싱 .. 내달 중순께 삼성투신에 10조 맡겨

삼성생명이 4월 중순부터 10조원 가량의 자산운용을 삼성투신에 일임 자문형식으로 맡기기로 했다. 또 투자운용부 소속 펀드매니저와 지원 인력 20여명도 삼성투신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22일 삼성생명 관계자는 "자산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자산운용을 아웃소싱하기로 결정했다"며 "일단 보유채권(수익증권 포함)의 절반가량인 10조원 정도를 맡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삼성투신운용에 자산을 직접 위탁하지 않고 일임 자문방식으로 맡긴 것은 일반 고객으로부터 받은 신탁자산과 별도로 운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은 당초 투신사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위탁(신탁)하려 했으나 투신사의 수탁자산과의 방화벽 설치 문제등이 거론되면서 감독당국이 난색을 보였다. 삼성생명이 삼성투신과 일임 자문 계약을 통해 자산운용을 맡기면 해당 자산은 삼성투신 신탁자산에 잡히지 않는다. 해당 자산에 대한 감독권도 예전처럼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이 갖게 된다. 삼성은 중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채권 약 22조원의 운용을 삼성투신에 맡길 예정이다. 다만 투자유가증권으로 보유중인 계열사 주식, 해외채권, 특별계정, 융자 등의 자산은 삼성생명에 그대로 남게 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자산의 아웃소싱을 확대하되 본사에서는 부채구조와 회사의 리스크를 감안한 전략적 자산배분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생보사 자산운용의 핵심 기능인 자산배분과 리스크매니지먼트(RM) 분야에서는 전문인력을 보강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자산 배분(포트폴리오) 기능과 운용 기능을 떼어 놓으면 오히려 자산운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