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부시 아성' 흔들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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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미국의 철강규제에 맞서 '부시 아성 허물기'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EU측의 '22억달러 규모 대미 보복리스트'가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전략지역'생산품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트로피카나 주스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가 제재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하고 이들 기업이 소재한 플로리다와 위스콘신주는 지난해 미대선에서 부시 당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또 펜실베이니아 웨스트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기업들이 EU의 보복대상에 집중된 것도 부시 대통령의 재선노력에 타격을 주고 20일부터 발효된 미국의 철강규제를 완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앞서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은 22일 미국의 철강규제에 대응해 22억달러 규모의 관세가 부과될 '대미 보복리스트'를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EU집행위의 한 관계자는 "보복대상 미국제품에 철강 섬유 감귤류가 포함됐다"며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EU 15개 회원국들은 보복대상 리스트를 검토중이며 최종목록은 몇주내에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EU측은 최종 보복리스트를 늦어도 5월20일 이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출해 오는 6월18일까지 보복여부를 승인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집행위 대변인은 EU의 보복이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 기반한 것이라는 보도내용을 부인하고 "미국이 수입철강규제로 EU측이 입는 22억달러 규모의 피해보상을 약속할 경우 보복이 철회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