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덜탄 알짜종목 찾아라"..해외펀드 중소형株 사냥

외국계 뮤추얼펀드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우량 중소형주 사냥에 나서고 있다. 올들어 헤지펀드 중심으로 시작된 중소형 알짜종목 찾기가 장기투자를 기본으로 하는 대형 뮤추얼펀드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장기펀드인 푸트남은 굿모닝증권에 우량 중소형주 발굴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의 한 대형펀드는 삼성증권으로부터 2주에 한번씩 중소형 종목 3개씩을 추천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펀드는 대형 "블루칩"을 팔아 중소형주를 매수하려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실적 "턴 어라운드"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개별종목 장세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강하다. ◇어떤 종목을 사나=푸트남은 최근 뉴욕에서 굿모닝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과 전화를 이용한 '투자설명회'를 개최,그동안 손대지 않던 종목을 대거 추천받았다. 삼성증권과 굿모닝증권 등이 추천한 이들 기업에는 거래소의 삼영전자 대덕GDS 고려아연,코스닥의 다음커뮤니케이션 안철수연구소 하나로통신 씨엔씨엔터프라이즈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롯데그룹 3사와 웅진닷컴 금강고려화학 현대백화점 등 내수기업과 기술력이 뛰어난 IT(정보기술)종목도 외국인의 관심대상이라는 지적이다. 삼성증권의 국제영업 관계자는 "실적 개선이 뚜렷해지는 중소형주 가운데 시가총액이 1억달러를 넘어서는 종목이 1차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중소형주의 시가총액이 커져 외국인 매입대상에 새로 들어가는 종목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왜 중소형주를 사나=종합주가지수가 단기간에 900포인트 언저리까지 올라오면서 외국인들 사이에는 지수 관련 대형주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꽤 올랐다'는 인식이 강하다. 굿모닝증권 관계자는 "핵심 블루칩뿐만 아니라 옐로칩도 주가 단기급등으로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푸트남은 최근 3백만주에 가까운 삼성전자 주식을 워버그증권 창구를 통해 매각,1조원정도의 주식매입 여유자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으로 실적호전 중소형주를 비롯 덜 오른 종목을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장기투자 펀드매니저로 유명한 이채원 동원증권 주식선물운용팀장은 "거래소의 대형 블루칩은 주가가 많이 올라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종목이 별로 없으며 오히려 보유중이던 종목을 상당수 매각했다"며 중소형주가 외국인은 물론 국내 기관들에 타깃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사이클이 짧아진다=삼성증권의 한 관계자는 "업종별 경기순환이 빨라지면서 장기투자 기관의 주식 보유기간이 짧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투자기간을 2∼3년 이상으로 잡고 있던 외국계 펀드가 최근 사들이는 중소형주의 경우 종목에 따라 3∼6개월 정도로 보유기간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금의 10%선으로 추산되는 외국계 증권사의 자체 운용자금은 단기투자 성격이 짙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코스닥에서 '단타' 성향을 보이는 외국인 중에는 헤지펀드와 함께 이러한 외국계 증권사가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