發電 언제 멈출지 '조마조마' .. 노조원 복귀시한 임박 '분당발전소'

'25일 오전 9시까지 직장으로 복귀하라'는 정부의 최후 통첩 시한을 하루 앞둔 24일 일요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동 분당복합화력발전소. 인적이 드물어 6만5천여평의 열병합발전소가 폐허처럼 을씨년스럽다. 정문을 지키고 있는 전투경찰들의 지친 표정에도 '발전소는 장기 파업 중'이라고 씌어 있다. 파업 28일째. 가스터빈 8기와 스팀터빈 2기 등 총 10기의 발전기가 힘겹게 가동되고 있다. 1백27명의 노조원이 일터를 박차고 나가 평소 발전기 1기당 7명이 붙었지만 현재는 5명으로 줄었다. 31명의 간부급 직원(과장 이상)과 본사 지원 13명 등 44명이 4조3교대로 위태위태한 발전 현장을 지키고 있다. 파업 전에 비해 12명(20%)이나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는 파행이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고 현장 직원들은 토로했다. 이 발전소는 이미 퇴직자 5명을 충원했지만 가장 젊은 직원이 40대일 정도로 고령인력들. 파업이 계속돼 현장 인력들의 피로가 쌓이면 어디서 예기치 못한 대형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웬만해선 당황하지 않는 베테랑 직원들 사이에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유종주 상황실장은 "파업 노조원들이 내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당분간 전자제어 업무와 정비 업무는 외부 업체에 아웃소싱을 줄 방침"이라며 "신입사원을 채용한다고 해도 당장 투입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다급한 상황을 설명했다. 발전소 심장 부분인 중앙제어실.8대의 거대한 컨트롤 보드가 사무실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이 곳은 머리가 희끗한 김하영 과장 등 3명의 간부급 직원이 책임지고 있는데 빡빡한 교대근무로 피로한 기색이 역력하다. 분당복합화력발전소는 분당, 용인, 수지, 서울 강남 일부 등 15만가구의 열과 전기 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이 발전소의 발전용량은 하루 90만㎾. 우리나라 전력 수요의 2%를 담당하고 있다. 김 과장은 "전기와 열만 정상적으로 공급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시설 복구, 장비 점검 등 노조원들이 맡고 있던 업무가 마비돼 부서별로 계획돼 있는 올해 업무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으로 이날까지 분당발전소 노조원 7명이 해고된 상태이고 20여명이 해고 대상에 올라 있다. 한 달 가까이 발전소에서 숙식을 해온 유 실장은 지난 주말 본사에서 내려온 A4용지 한 장의 비상지침서를 꺼내 보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고된 직원은 절대 회사 시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라는 것. 필요할 경우 이들에 대한 회사시설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월요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전부 해고'라는 정부 방침에 대해 유 실장은 "장기 파업으로 발전소 상황은 심각하고 부하직원들의 대량 해고 시점은 임박했고…"라면서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