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재테크-증권] '1000P 앞둔 주식투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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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9.11 테러' 이후 지금까지 2배 가량 올랐다.
불과 6개월 만에 상장사나 코스닥등록기업의 주가가 평균 1백% 가까이 상승했다는 얘기다.
바꿔 말해 6개월 전에 주식을 사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의 수익률은 1백%에 이른다고 얘기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1년간 은행 예금에 맡겼을 때 수익률이 기껏해야 6~7%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대박'이 터진 셈이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1백%는 커녕 50%의 수익을 올린 사람도 찾기 어렵다.
그 이유는 뭘까.
우선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대부분 투자자들이 주식매입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또 지난 2년간 증시 하락기를 거치면서 '주식=위험자산'이란 인식이 강해 주식투자에 쉽게 나서지 못했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여유자금을 굴릴 때 주식투자 비중을 조금씩 늘려 나가는게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국내 경기가 침체을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서고 증시도 대세상승기로 접어든 만큼 주식은 더이상 위험자산이 아니다"면서 "여유자산의 일부를 저축하는 기분으로 우량 종목에 투자할 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및 국내 경기회복세, 기업의 수익개선 정도, 시중자금의 증시 이동 등 시장의 주변 여건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중 종합주가지수 1,000선 돌파를 낙관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주식투자 요령을 알아본다.
철저히 여유자금으로
주식투자 1계명이다.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할 경우 '단기간에 수익을 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주식투자의 기본인 평상심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가령 매수 종목이 1~2일 하락하면 기다리지 못하고 손해를 감수하고 팔아버리기 십상이다.
'투자원금이 손실을 봤다'는 강박관념 때문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른 종목을 매수하게 되고 이런 일이 몇번 되풀이되면 치명타를 입고 만다.
온기선 동원증권 이사는 "은행 등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하게 되면 단기매매에 치중해 제대로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면서 "여유자금으로 투자를 해야 좀더 장기적으로 내다볼 여유가 생기고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주식비중은 어느 정도로 해야 될까.
새로 시작하는 사람은 여유자금의 20% 정도만 투자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비록 대세상승기라 할지라도 종목 선택에 실수하거나 매매타이밍을 놓칠 경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간접투자상품을 적극 활용
주식투자에 문외한이거나 자신이 없는 사람은 간접투자상품을 적극 이용해야 한다.
간접투자상품은 투신사 자산운용회사 등이 고객의 돈을 받아 이를 주식에 투자한 뒤 그 결과를 실적대로 되돌려 주는 주식형수익증권 뮤추얼펀드 등이다.
증권사나 은행 창구에 가면 가입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중 30~50%의 높은 수익률을 거둔 이들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의 경우 간접투자 비중을 50% 이상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성대 한국투신 주식운용 본부장은 "종목별로 주가가 이미 상당폭 오른데다 주가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은 직접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대세상승기에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간접투자가 단기적으로 수익율이 낮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주가조정은 불가피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오른 한국증시에 있어 어느정도 조정은 불가피하다는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최근 6개월간 숨고르기 차원의 조정조차 없이 오름세가 이어졌었다.
종합주가지수가 6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지난 88년 이후 처음이다.
김영수 튜브투자자문 대표는 "언제 조정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한번에 모두 사지말고 주가 추이와 시간을 두고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상무는 "매수후 10% 안팎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주식투자에 임해야 한다"면서 "대세상승기인 만큼 단기손익에 연연하지 말고 긴 안목을 가져야만 기대만큼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분산투자.장기보유가 중요
요즘같은 대세상승기에는 '바이앤 홀드(Buy & Hold:매수후 보유)'가 중장기적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이다.
하지만 막상 실전에 돌입하면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게 바로 바이앤 홀드이기도 하다.
플러스 알파를 기대하고 뛰어든 투자자 입장에서 원금 자체에 위협을 받을수 있다는 점을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른 종목들은 급등하는 와중에 자신이 들고 있는 종목만 움직이지 않을 경우 견디기가 더 어렵다.
자칫 순환매의 뒷꽁무니만 쫓아다니며 시간만 허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영수 대표는 "바이앤 홀드 전략은 5개 종목 이상에 분산투자(포트폴리오)할 때에만 가능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시 말해 A종목이 쉴 때 B종목이 올라주고, B종목이 쉴 때는 C종목이 상승하는 식이 되면 장기간 참고 견딜 수 있다는 것.
김 대표는 "전기전자업종, 금융주, 중소형 실적주, 수출관련주, 내수관련주 등 5개 업종(테마) 가운데 유망한 종목에 나눠 투자하는게 최적의 포트폴리오"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